일명 ‘장자연 문건’의 목격자로 알려진 배우 윤지오가 신변 보호를 강화해달라는 취지로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이 하루 만에 20만명 넘는 시민들의 동의를 이끌어 냈다.
윤지오는 지난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안녕하세요. 증인 윤지오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도움을 호소했다. 이 글은 31일 오전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청와대 답변 요건(30일간 20만 명 이상 동의)을 충족했다. 청와대는 한 달 내에 관련 수석비서관이나 정부 부처 등을 통해 이 글에 답변해야 한다.
윤지오는 이 글에 “신변 보호를 위해 경찰 측에서 제공한 위치추적장치 겸 비상호출 스마트워치가 작동되지 않아 현재 신고 후 약 9시간 39분이 경과했다”며 “아직도 아무런 연락조차 되지 않는 무책임한 경찰의 모습에 깊은 절망과 실망감을 뭐라 말하기조차 어렵다”고 적었다.
또 “국가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제가 현재 처한 이런 상황이 더 용납되지 않아 경찰 측의 상황 설명과 사과를 요구한다”며 “앞으로 5대 강력범죄와 보호가 필요한 모든 피해자, 목격자와 증언자가 제대로 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시설과 인력 정책을 개선할 것을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윤지오의 주장이 제기된 후 윤지오를 직접 만나 스마트워치를 새로 지급하고 새 기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윤씨가 보는 앞에서 시연했으며, 기존에 지급했던 기기를 수거해 신고가 접수되지 않은 원인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윤지오를 직접 만난 자리에서 시험해본 결과, 윤지오가 기존에 갖고 있던 기기는 정상적으로 작동됐다고 한다. 다만 경찰은 실제 이 기기에서 3차례 호출 버튼을 누른 기록이 남아 있는데도 112신고가 접수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해 현재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또 윤지오를 새로운 숙소로 옮기도록 조처하고, 그가 주장한 기계음과 출입문 고장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과학수사대를 파견해 편장 감식을 시행하고 결과를 분석 중이다.
윤지오는 배우 故 장자연이 숨지기 전 작성한 문건을 직접 보고, 고인이 생전 술자리에서 언론인에게 성추행 당하는 모습도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대검찰청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에 2차례 증인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으며 자신 외에 6명의 연예인에 대해서도 비공개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