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자신을 돌아보며 처음부터 시작하는 마음으로 음반을 준비했습니다.”
데뷔 7년 만에 첫 솔로음반을 내는 그룹 엑소 멤버 첸의 말이다. 첸은 이날 오후 6시 첫 번째 솔로 음반 ‘사월, 그리고 꽃’을 발매한다. 이날 오후 서울 영동대로에 있는 SM타운 코엑스아티움에서 음악감상회를 연 첸은 “나만의 감성을 담으려고 했다”고 솔로 음반을 소개했다.
첸은 타이틀곡을 고르면서 “행복한 고민”을 했다. 음반에 실릴 6곡이 모두 마음에 들어 타이틀곡을 쉽게 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의 선택은 발라드곡 ‘사월이 지나가면 우리 헤어져요’. 첸은 “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노래라고 생각”해서 이 곡을 타이틀곡으로 골랐다. 애절한 감성과 서정적인 멜로디는 첸의 깨끗한 보컬 색을 더욱 도드라지게 한다. 덕분에 녹음도 수월했다. “다른 곡은 녹음에 4시간 이상 걸렸는데, 이 곡은 2~3시간 만에 끝났다”고 했다.
이 외에도 음반에는 첸이 직접 작사에 참여한 ‘꽃’, 싱어송라이터 폴킴이 가사를 쓴 ‘하고 싶던 말’, 웅장한 분위기와 첸의 날카로운 고음이 어우러진 ‘사랑의 말’, 작곡가 킹밍(KingMing)이 쓴 ‘먼저 가 있을게’, 엑소의 ‘12월의 기적’ 작곡가들이 다시 뭉친 ‘널 그리다’ 등이 실린다.
첸은 “솔로 음반을 내기까지 용기가 필요했다”고 털어놨다. 자신이 원하는 완벽함의 경지에 스스로가 이르지 못했다고 생각해서다. 첸은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음반을 만들었다. 팀 동료인 시우민은 ‘자신에게 혹독해졌다’는 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정말 연습을 많이 했다”고 거들었다. 첸은 “창법이나 발성, 가사 전달 등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했다”면서 “멤버들의 응원도 내겐 큰 용기를 줬다”고 말했다.
음반은 한편의 영화 같다는 인상을 준다. 뚜렷한 기승전결과 섬세한 감정 표현 덕분이다. 첸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노래를 이해하려 했다. 가령 시우민이 “남심을 자극하는 노래”라고 소개한 ‘먼저 가 있을게’를 녹음할 땐, 노래 속 주인공이 왜 이별하게 됐는지를 먼저 고민했다고 한다. 자신이 직접 작사한 ‘꽃’에는 희망의 메시지를 녹이려고 했다. 첸은 “계절이 지나면 꽃이 다시 피듯, 마음에 입은 상처가 희망으로 피어나길 바란다는 내용”이라고 귀띔했다.
첸은 이날 오후 7시 깜짝 거리공연을 연다. 팬들과의 공연으로 컴백을 자축하는 여느 아이돌과는 다른 행보다. 첸은 음원 1위 공약으로도 거리 공연을 꼽았다. 그는 “좋아하는 가수가 아니면 공연장까지 찾아가는 게 힘들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내가 직접 찾아가서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다는 취지로 거리공연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