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조절 효과 좋은 비만수술, ‘위암 고위험군’이라면 주의

당뇨 조절 효과 좋은 비만수술, ‘위암 고위험군’이라면 주의

‘위우회술’ 내시경 접근 못 해…암 조기발견 어려워

기사승인 2019-04-02 05:06:00

체중감소+당뇨조절 효과 좋지만 덤핑증후군 등 부작용 발생

‘위소매절제술+십이지장소장문합술’ 고려할 수 있어

지난 1월 1일부터 비만대사수술이 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되면서 의료비 부담이 줄어든 고도비만환자의 병원 방문이 늘고 있다. 체중 감량은 물론 고혈압, 당뇨 등 고도비만과 관련된 대사성 질환치료 효과도 확인됐지만, 그만큼 부작용도 다양하기 때문에 최대한 본인에게 맞는 수술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고도비만수술의 표준 술식이라고 할 만큼 오래 시행된 ‘루와이 위우회술’의 경우 내시경 접근이 어려워 검진을 통해서는 위암을 발견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는데, 위암 발생률이 높은 한국인은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비만수술은 크게 위의 용적을 줄여 섭취를 제한하는 수술과 영양소 흡수를 제한하는 수술이 있다. 섭취제한술에는 위밴드술, 위소매절제술이 있고, 섭취와 흡수를 둘 다 제한하는 수술에는 루와이 위우회술, 위소매절제술+십이지장소장문합술이 있다.

국내 진료 현장에서 주로 시행되고 있는 수술은 위소매절제술과 위우회술이다. 늘어난 위의 80%를 수직으로 절제해 위 용적을 줄이는 위소매절제술은 수술법이 간편하다는 특징이 있다. 위우회술은 위를 상부(식도부근)에서 잘라 30cc 정도로 작게 남긴 뒤, 아래 위와 분리한 후 소장과 연결하는 방법이다. 위에 저장되는 음식의 양도 줄고, 그마저도 영양분 흡수기관인 십이지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장으로 가기 때문에 체중감소는 물론 당뇨 등 비만으로부터 온 합병증 조절 효과가 뛰어나다.

이러한 효과로 인해 위우회술은 고도비만수술의 표준치료법이라고 할 만큼 오래 시행돼 왔지만, 음식물이 빠른 속도로 소장에 닿음으로써 야기되는 부작용이 존재한다. 복통, 어지러움, 빈맥, 저혈당 등의 증상을 보이는 덤핑 증후군이 대표적인 예다.

 

더 큰 문제는 분리된 아래 위에 내시경으로 접근할 수 없어 조기에 위암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상현 순천향대 서울병원 고도비만수술센터장은 “치료 효과가 높아 중증도 이상의 당뇨환자, 그리고 고도비만환자 중 초고도비만환자는 위우회술을 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다만 이 치료법은 위 속의 음식물이 충분히 분쇄되지 않은 채 소장으로 넘어가면서 생기는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자르고 남은 아래 위는 몸 안에 그대로 남게 되는데, 이 위에서 암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실제로 남아 있는 위에서 암이 생긴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의료진들 사이에서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내시경으로 조기진단을 하지 못해 암을 늦게 발견하면 생명에도 지장이 가기 때문”이라면서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권은 위암 발생률이 가장 높은 나라이기 때문에 위암 발생률이 낮은 서양에서 주로 시행하고 있는 위우회술을 그대로 접목시키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보완한 ‘위소매절제술+십이지장소장문합술’을 주로 시행하고 있다. 이름 그대로 위소매절제술을 한 뒤 십이지장과 소장을 문합하는 치료법이다. 십이지장 1~2cm를 남기기 때문에 음식물이 소장으로 빨리 넘어가는 것을 방지해 덤핑 증후군 증상을 감소시킬 수 있고, 내시경으로 남아있는 위에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내시경을 통한 위암의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

그는 “한 연구에 따르면 이 수술 후 5년 추적관찰 결과, 약 30kg의 체중감소와 64%의 당뇨관해율(당뇨약을 복용하지 않고 정상 혈당을 유지하는 환자의 비율)을 보였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수술 1년 후 당뇨관해율이 86%에 이르는 등 치료효과가 확인됐다”며 “이에 따라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위암 발생률을 보이는 우리나라에서는 ‘위소매절제술+십이지장소장문합술’이 좋은 치료법이 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아직까지는 루와이 위우회술에 비해 연구결과가 많지 않기 때문에 당뇨가 심하고 초고도비만환자이면서 위암 고위험군일 때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옵션 정도가 될 수 있겠다”라고 밝혔다.

또 “십이지장과 소장을 문합하는 술식이 비교적 난이도가 높다. 문합부 누출 등의 합병증 빈도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치료경험이 많은 의료진을 통해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면서 “일본과 달리 국내에서는 이 치료법도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데이터가 많이 쌓일 것이다. 한국이 아시아권에서 비만수술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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