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이는 음성으로 여러 가전제품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사용자 음성에 반응해 얼굴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다양한 정보도 사용자에게 알려주죠.”
3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디자인리빙페어’에 참가한 LG전자 부스의 이진규 B2B 마케팅 담당은 이같이 설명했다. 인공지능 홈로봇 클로이는 부엌과 거실 등으로 꾸며진 LG전자 부스에서 사용자의 음성에 따라 공기청정기를 키고 전등을 끄는 등의 시연을 선보였다. 휘센 씽큐 에어컨 제품은 ‘딥러닝’을 통해 사용자의 사용 시간대 최적 온도대를 기록하고 학습한다. 한 40대 여성 고객은 “광고나 인터넷에서 보기만 했는데, 세상이 이렇게 바뀐 줄 몰랐다”는 평을 했다.
이날 개막한 2019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는 360여개 국내외 홈퍼니싱 브랜드들이 참가해 ‘행복이 가득한 집 만들기’를 주제로, 최신 리빙&라이프트렌드를 선보였다. 펫팸족(Pet+Family), 홈오피스족 등 최근 변화한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홈스타일링 제품들이 눈에 띄었다. 전시장에는 업계 종사자부터, 대학생, 예비부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파들로 북적였다. 이달 결혼식을 올렸다는 한 부부는 “아기자기하고 예쁜 소품들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라고 환하게 웃었다.
전시회장 곳곳에는 눈길을 잡아끄는 이색 생활용품이 가득했다. 미국의 디즈니, 마블과 협업을 통한 캐릭터 생활용품들도 자리했다. 미키마우스 침구류로 꾸며진 침실과 화장실, 캡틴아메리카, 아이언맨 등이 그려진 의자 등이다. 아이부터 ‘마블덕후’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부스에 몰려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었다. 손녀와 이곳을 찾았다는 한 노신사는 “손녀와 놀아주려고 코엑스를 방문했다가 들어와 보게 됐다”면서 “손녀가 미키마우스를 좋아해 이곳을 떠날 줄을 모른다”라고 웃었다.
리빙트렌드섹션에서는 좀 더 깊이 있는 ‘격’을 느낄 수 있었다. 프랑스 리빙 브랜드 꼬떼따블을 비롯, 국내 가구 브랜드 ‘비 아인 키노’, ‘잭슨카멜레온’ 등이 참여해 최신 인테리어 가구 및 소품 트렌드를 엿볼 수 있었다. 대치동에서 왔다는 한 노부부는 “본 행사는 타 리빙박람회보다 상휘 브랜드 들이 많아 매년 와보고 있다”라며 “젊은이들은 안목을 기르려고 오지만, 나이 많은 우리들은 ‘격’을 느끼러 온다“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청송문화관광재단(청송백자)는 본 행사에 참여한 지 벌써 9년째라고 한다. 오는 7일까지 ‘청송백자특별전시’를 개최할 예정이다. 청송백자는 오백 년 전통에 현대적 실용미를 더한 디자인으로 최근 그 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 청송백자 관계자는 “본 전시에서 자연과 사람이 만들어가는 청송백자의 가치를 담아낼 예정”이라며 “특히 전통라인, 선문라인, 유채라인, 청채라인 등 4종류의 디자인으로 구분하여 총 4천여점을 전시·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이엔드 브랜드와 유명 아티스트의 협업 공간을 엿볼 수 있는 곳도 있었다. 특히 덴마크 프리미엄 가구 브랜드 ‘프리츠 한센’ 부스에는 30대 이상의 여성 고객들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프리츠 한센 관계자는 “변경된 로고 및 신규 스타일링 컨셉 비쥬얼 등 브랜드의 새로운 방향성을 본 행사에서 선보일 예정”이라며 “4개의 컨셉룸에서 신제품 및 디자인을 관람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몬타나, USM 등은 공간과 필요에 따라 형태와 컬러를 변형할 수 있는 모듈 가구를 선보이고 있다.
인테리어 업계에서 일하고 있다는 김모씨는 “여러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면서 “관련 제품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평했다. 그는 “고객층의 요구가 다양해지는 만큼, 트렌드 변화 속도도 빠르다 느낀다”면서 “아무래도 국내보다는 프랑스 등 외국의 대응이 빠른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펫팸족을 겨냥한 반려동물 관련 부스들도 눈에 띄었다. 펫시장 규모가 2조원대로 급성장하면서 반려동물과 관련한 리빙, 패션, 푸드 등의 브랜드들이 최근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팻 패밀리존’에서는 국내외 반려동물 가족들에게 인기가 많은 팻키즈, 팻스토리, 플로트 등의 반려동물 업체들이 참여해 관련 상품들을 선보였다. 애완견의 습성에 맞춘 장난감부터 수제 간식과 ‘견체공학’을 고려해 만든 패션 상품 등이다.
이 밖에도 행사 기간 중에는 관람객이 전시 공간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공기청정기, 가습기 등을 선보인 '발뮤다'는 제품을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만져보는 체험공간을 운영 중이다. 인테리어 스타트업 아파트멘터리 부스에서는 5분 타이머를 설정해 현장 상담을 열고 있다.
한편 행사 둘째 날인 4일부터 5일까지는 동시행사로 ‘리빙 트렌드 세미나’가 진행된다. ‘도심생활의 미래’를 주제로, 구글 아태지역 하드웨어 총괄 전무 미키김, 스위스 모듈형 가구 브랜드 USM의 CEO 알렉산더 쉐러, <당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중개합니다>의 저자이자 건축가인 히로야 요시자토, 공간디자이너이자 건축가 김치호, 등 국내외 연사들이 테크놀로지‧디자인‧건축을 아우르는 강연을 진행한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