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과 건강에 대한 지표로 체질량지수를 많이 활용하는데, 허리둘레가 사망률과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심지어 같은 체질량지수라고 하더라도 허리둘레에 따라 건강의 위험도가 다르고 정상체중에서도 허리둘레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김양현 교수팀(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김양현 교수,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이원영 교수,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유순집 교수)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5년까지의 국민건강보험공단검진 수검자데이터를 통해 20세 이상의 2326만여명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허리둘레를 5cm 간격으로 나눠, 남성은 85~90cm, 여성은 80~85cm를 기준으로 비교했다. 그 결과 허리둘레가 5cm 증가할 때마다 사망위험율이 10%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0대 이상의 경우 그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특히 일반적으로 건강하다고 생각되는 정상체중이나 과체중인 경우에도 허리둘레가 복부비만 이상일수록(남성 90cm, 여성 85cm 이상) 사망률이 높아졌다.
김양현 교수는 “정상 체질량지수라도 배가 나온 분들이 많은데, 허리둘레가 증가한다는 것은 복부지방과 그중에서도 내장지방의 증가로 볼 수 있다”며 “몸무게가 정상이라도 건강하다고 과신하지 말고, 배가 나왔다고 생각되면 허리둘레를 측정하는 것이 좋으며, 적절한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을 통해 적정허리둘레를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허리둘레는 대사증후군 진단 기준 중 하나인 만큼 평소 관심을 가져야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하면서 “허리둘레가 늘어나는 등의 변화가 생긴다면 특별히 이상이 느껴지지 않더라도, 건강의 이상신호일 수 있으니 반드시 의료기관을 찾아 검사 및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전수데이터를 활용해 허리둘레와 사망률의 관계를 파악한 것이며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비만학회의 MOU를 통해 대한비만학회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