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까말까] 통쾌한 한 방…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이 나가신다

[볼까말까] 통쾌한 한 방…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이 나가신다

기사승인 2019-04-09 12:01:40

시작부터 통쾌한 한 방이다. 베일을 벗은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이하 ‘조장풍’)은 기대할만한 드라마다.

‘조장풍’은 최근 브라운관에 쏟아진 생활 밀착형 영웅물 중 하나다. 남성 주인공이 특정한 집단에서 부당한 사건을 겪거나 목도한 후, 악의 대상을 응징하는 것이 주요한 내용이다. 제목은 주인공의 직업군을 상징하는 경우가 많다. KBS2 ‘김과장’의 성공 이후 잇따른 유행이다.

이러한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악은 뉴스에 나올 법한 일들로, 현실적인 톤으로 그려진다. 재벌의 ‘갑질’이나 권력형 부정부패 등이 대표적이다. 시청자에게 몰입감을 선사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풀어나가는 과정은 판타지에 가깝다. 평범해 보였던 주인공은 비범한 구석이 있고, 이를 이용해 조력자들과 함께 악의 무리를 처단한다. 시청자에게 ‘사이다’라고 불리는 통쾌함을 선사하는 부분이다.

‘조장풍’ 첫 회는 앞선 도식들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주인공 조진갑(김동욱)은 과거 국가대표급 유도선수 출신의 체육교사로, 한때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해 ‘조장풍’이라는 별명을 얻은 인물이다. 하지만 욱하는 성미 때문에 사건사고에 휘말린 후, 이제는 안전을 지향하는 공무원 조진갑이 됐다.

근로감독관 조진갑은 무사안일주의 인생을 살고 있지만, 우연히 임금체불 시위현장에서 과거 제자였던 김선우(김민규)를 만나고 상황이 달라진다. 조진갑은 김선우와 동료들의 억울한 사연을 듣고, 악덕기업 상도여객을 조사하기로 결정한다.

비슷한 구조를 지닌 작품들 사이에서 ‘조장풍’이 시청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선, 히어로인 주인공의 매력과 사건과 해결책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조진갑 역을 맡은 김동욱은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다운 연기를 보여준다. 무료함에 젖은 공무원부터 의협심이 넘치는 체육교사, 딸의 한마디에 자신을 되돌아보는 아버지, 더 나아가 한방을 지닌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까지 다양한 얼굴을 넘나든다.

이번 작품으로 주연 대열에 처음 합류한 배우 김경남과 극 중에서 김동욱과 대립각을 세울 배우 류덕환, 이외에도 다양한 개성을 지닌 조연들의 연기도 향후 관전 포인트다.

빠른 속도감, 균형감이 돋보이는 연출, ‘맛깔’나는 대사 등도 합격점이다. 특히 조진갑이 조장풍으로 변신하는 듯한 마지막 장면은 다음 회와 이후 내용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출발이 좋은 ‘조장풍’은 현실에 지친 시청자의 답답함과 함께, MBC 월화극의 오랜 부진까지 날려버릴 수 있을까.

 

■ 볼까

드라마에서라도 ‘을’이 ‘갑’을 이기는 것을 보고 싶은 시청자에게 추천한다. 김동욱이라면 믿고 본다는 시청자는 채널을 고정하는 것이 좋다. OCN 드라마 ‘손 the guest’ 화평(김동욱)과 육광(이원종)의 호흡을 그리워하는 팬들이라면 반가울 수 있겠다.

 

■ 말까

‘김과장’ 이후 ‘열혈사제’ ‘닥터 프리즈너’ ‘더 뱅커’ ‘국민 여러분’ 등의 드라마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한 시청자라면, 비슷한 인상을 받을 수도 있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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