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남원시가 최근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정령치 순환버스를 운행하면서 지리산 자락 고갯길 아래 펼쳐진 절경에 관관객들의 감탄이 쏟아지고 있다.
대한민국 국립공원 제1호 지리산이 품은 남원은 천하절경을 곁에 두고도 열악한 교통 인프라가 관광남원의 발목을 잡아왔다.
이에 남원시는 이달부터 정령치 순환버스를 운행, 지역민과 관광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정령치 순환버스는 전구간이 남원에 속해 있는 지방도 737번으로 불리는 도로를 따라 달린다.
지리산국립공원에 자리한 정령치는 해발 1172m의 고개로, 차량 통행이 가능한 포장도로 고개 중에는 강원도 만항재(1330m) 다음으로 높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고갯길이다보니 겨울철에는 안전을 위해 도로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
특히 정령치 고갯길은 달리는 차창 밖으로 지리산의 절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2011년에는 국토해양부 선정 ‘한국의 경관도로’에 꼽히기도 했다.
지역민과 관광객들이 쉽게 정령치를 찾을 수 있도록 개통한 순환버스는 남원역과 시외버스·고속버스 터미널을 거쳐 고기리, 정령치 휴게소, 반선, 산내면, 인월면, 운봉읍 소재지를 거쳐 남원역으로 돌아오는 노선으로 운행되며, 요금은 1인당 1000원이다.
순환버스는 하루 2번 운행하고 첫 번째 운행은 오전 8시 25분에 남원역을 출발해 청령치 휴게소에서 9시 40분부터 10시까지 머물고 다시 남원역으로 돌아오는 시간은 오전 11시 30분이다.
두 번째 운행은 오후 2시 30분 남원역을 출발해 3시 45분부터 4시 5분까지 정령치 휴게소에 머물고 남원역에는 오후 5시 35분에 도착한다.
오전에 첫 차로 정령치로 출발한 관광객들이 주변을 둘러보고 오후에 돌아오기에 딱 알맞은 시간을 두고 운행하고 있다.
정령치 순환버스가 멈추는 고기리에는 지리산에서 채취한 싱싱한 산나물로 차려낸 산채백반이 관광객의 입맛을 잡아끈다.
정령치 휴게소에서 2km 정도 등산로를 50분 정도 걷다 보면, 만복대(1433m)에 이른다. 지리산 서부의 봉우리 만복대는 산 전체가 부드러운 구릉으로 되어 있어 초보자도 쉽게 오를 수 있다.
만복대라는 이름은 풍수지리설에서 설명하는 10승지 중의 하나로, “많은 사람이 복을 누리며 살 수 있다”고 해서 만복대로 불렸다는 설이 있다.
특히 만복대는 지리산에서 가장 큰 억새 군락지로 가을이면 산봉우리 전체가 억새로 뒤덮여 장관을 이룬다. 봄에는 산 지천에 피어난 철쭉이 울긋불긋 화사한 미소를 뿜어낸다.
정령치에서 7.3km 정도를 이동하면 성삼재(1102m)에 다다른다. 지리산 능선 서쪽 끝에 있는 고개인 성삼재 마한시대 성씨가 다른 세 명의 장군이 지켰던 고개라 해서 성삼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성삼재를 기점으로 동쪽으로는 노고단, 임걸령, 삼도봉, 토끼봉, 명선봉, 형제봉, 촛대봉, 연하봉, 제석봉, 천황봉 등 지리산 주 봉우리들이 연결돼 지리산 종주를 시작하는 등산객들이 종주를 출발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지리산 정령치가 순환버스 개통으로 관광객들에게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왔다. 봄꽃이 앞 다퉈 꽃봉오리 터뜨리는 봄날, 지리산 고갯길 발아래로 까마득한 절경이 펼쳐지는 아찔한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정령치 순환버스는 아침 8시 30분 남원역을 출발한다.
박용주 기자 yzzpar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