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몽’(異夢) 의 꿈

‘이몽’(異夢) 의 꿈

기사승인 2019-04-09 16:58:04

“제2의 ‘여명의 눈동자’를 만들고 싶다는 염원을 담은 작품”

9일 오후 서울 성암로 MBC 사옥 M라운지에서 열린 MBC 새 드라마 ‘이몽’(異夢) 감독과의 대화에서 윤상호 PD는 ‘이몽’의 출발점을 이처럼 설명했다.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그려낸 대작으로 평가받는 ‘여명의 눈동자’처럼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작품을 만들겠다는 각오이자, 다시 한번 MBC 드라마의 전성기를 열겠다는 포부가 엿보이는 출사표다.

김승모 CP는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이런 드라마 하나 없으면 그 시대를 살았던 분들께 죄송할 것 같았다”며 “재정적으로 부담이 있는 작품이었지만, 꼭 만들어져야 하는 드라마라고 생각했다”고 ‘이몽’을 기획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몽’은 일제 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일본인의 손에 자란 조선인 의사 이영진(이요원)과 무장한 비밀결사 의열단장 김원봉(유지태)이 펼치는 첩보 액션 드라마다. MBC가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준비한 특별작으로, 완전 사전 제작 드라마다. 현재 40부작 중 30부작까지 촬영과 편집을 마쳤다. ‘사임당 빛의 일기’ ‘태왕사신기’ 등을 작업한 윤상호 PD가 연출을 맡았고, ‘아이리스’ 등을 집필한 조규원 작가가 대본을 썼다.

‘이몽’은 상반기 드라마 중 기대작으로 꼽힌다. 대중문화 콘텐츠 중 처음으로 약산 김원봉을 전면에 내세운 것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김원봉은 항일무장투쟁을 벌인 독립운동가로, 광복 이후 월북해 정치가로 활동했다. 정치·이념적으로 논쟁이 일 수 있는 인물이다.

이날 제작진은 ‘이몽’이 약산 김원봉의 일대기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독립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두고 여러 방면으로 치열하게 고민했던 독립운동가들을 조명하고, 기리는 작품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관해 김 CP는 “작품의 배경이 되는 1920년과 30년 당시, 독립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두고 방법이나 가치관은 다양했다. 이에 관해 갈등도 있었지만, 모두 힘을 합쳐 함께 했다는 내용의 드라마”라며 “임시정부라는 축과 다른 노선을 걸었지만, 협력하게 된 의열단을 비롯해 여성 독립운동가 등 그 시대를 살아간 모든 사람들을 기리고자 만든 작품이다. 근대사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윤 PD는 “의열단은 한국 독립운동사에서 일본에 가장 위협적인 단체였다. 김원봉은 의열단을 만든 장본이기 때문에, 그 인물을 덮을 수는 없었다”며 “김원봉을 상징적으로 내세워 여러 독립운동가를 투영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김원봉 역할을 연기하는 유지태도 독립운동가로서의 열정과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몽’은 약 25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 CP는 “실제 예산은 조달 가능한 금액 수준으로 맞춰 200억 이하였다”고 밝혔다. 윤 PD는 “적지 않은 예산을 쓴 만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애썼다”며 “연출 노하우를 작품에 녹여 좋은 효과를 내려 했다”고 귀띔했다.

제작진은 ‘이몽’이 의미 있는 작품인 동시에 재미있는 드라마라고 입을 모았다. 역사적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첩보 액션물의 재미를 끌어 올렸다는 것이다. 김 CP는 “드라마를 재미있게 본 시청자가 실제 독립운동가를 찾아보고 알아가면서 기억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윤 PD는 “드라마에 일본인 인물도 등장하는 만큼, 일본인들도 이 작품을 꼭 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몽’은 다음달 4일 오후 9시5분 첫 방송한다. 배우 이요원, 유지태, 임주환, 남규리 등이 출연한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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