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습관화 된 중년 남성, 스트레스·자아존중감 영향

‘음주’ 습관화 된 중년 남성, 스트레스·자아존중감 영향

남성의 경우 공적인 관계인 사람들과 술자리 빈번

기사승인 2019-04-13 04:00:00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음주에 관대하던 인식이 점차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오랜 시간 음주가 습관화 된 중년 남성의 경우 ‘고위험 음주’ 비율이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국민건강영양조사 통계자료를 보면, 여성의 고위험 음주 비율은 2013년 5.4%, 2014년 6.6%, 2015년 5.8%, 2016년 6.3%, 2017년 7.2%인데 반해 남성은 같은 기간 19.7%, 20.7%, 20.8%, 21.2%, 21.0%로 보고됐다. 고위험 음주는 남성은 1회 평균 음주량 7잔 이상, 여성은 5잔 이상이면서 주 2회 이상 음주한 경우다.

특히 30대~40대 남성은 4명 중 1명이 고위험 음주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연령대는 월간폭음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최근 1년 동안 월 1회 이상 술자리 한번 당 남성은 7잔(또는 맥주 5캔), 여성은 5잔(또는 맥주 3캔) 이상 음주한 경우를 봤을 때 2017년 기준 30대 남성은 57.9%, 40대는 59.1%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았다. 여성은 각각 26.0%, 22.8% 수준이었다. 

남녀 간 음주율 차이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커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6년 기준 일주일에 5일 이상 음주하는 비율을 봤을 때 20~24세 남성은 전체 1.7%, 여성 1.3%로 0.4% 차이가 났지만, 중장년기인 45~49세의 경우 남자 5.5%, 여자 1.0%로 4.5% 차이가 났다.

남성, 특히 중년층에서 문제음주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음주에 대한 자기의사 표시가 어려운 상황이 남성에게서 주로 발생하고, 오랜 시기를 거쳐 이미 습관화가 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연구보고서 ‘자아존중감이 문제음주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여성은 주로 친목관계인 사람들과 음주가 빈번한 반면 남성은 공적인 관계 사람들과의 음주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주요 음주 동반자로 친구(30.95%), 회사 동료(21.61%), 혼자(15.80%) 순으로 나타났고, 여성은 친구(27.44%), 배우자(18.73%), 형제․자매(15.37%), 회사 동료(14.41%)로 조사됐다.

또 2000명을 대상으로 절주 장애요인을 조사한 결과, ‘음주가 습관이 되어 절주할 수 없다’는 질문에 젊은 여성은 5점 만점 중 평균 1.87점으로 나타났지만, 장년 남성은 2.63점, 중년 남성은 2.44점으로 나타났다. 즉 중장년 남성이 여성 청년층에 비해 습관성 음주행위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자아존중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및 남성 청년층과 중장년을 비교했을 때 자아존중감이 문제음주에 미치는 영향이 중장년에서만 확인된 것으로 보고서에 언급됐다. 

자아존중감은 우울과 스트레스가 발생하는 여러 요인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자원이다. 자아존중감은 통제에 필요한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과 같은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데, 이는 음주 절제를 위한 동기부여뿐만 아니라 지속에도 관여한다. 또 자아존중감이 높으면 타인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음주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건강하게 해결할 수 있다.

한창근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음주예방 프로그램 개발 시 우울과 같이 부정적 감정에 대한 대처와 자아존중감 향상 프로그램 확대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며 “특히 경제적 압박, 가장으로서의 책임 등 중장년 남성 집단의 성격에 특성화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남성의 음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직장 내 자율적이고 건전한 음주문화 조성이 필요하다. 중장년 남성은 청년기를 거쳐 이미 음주가 습관으로 고착화된 형태를 보이므로, 보다 지속적인 치료프로그램이 요구된다”며 “더불어 음주를 유일한 스트레스 해결 방안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위험 음주는 심각한 사회경제적 비용으로 이어진다. 2016년 기준 음주로 인해 9조 4524억원의 비용이 발생했고, 이는 흡연으로 인한 발생한 2조 3266억원보다 더 높은 수치다. 특히 지난 2013년 소주 1병 이상을 주 2회 넘게 마신 경우로 고위험 음주를 조사한 결과에서는 사회비용이 6조 176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는 일상생활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각종 신체 및 정신질환의 원인이 된다. 문제음주는 대뇌에 영향을 미쳐 기억력, 집중력, 의사결정 장애는 물론 범죄행위, 공격적인 행동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 간질환 및 심혈관질환과 같은 신체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고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알코올성 치매를 야기하기도 한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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