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황사, 꽃가루가 기승을 부리는 봄은 눈에게 가혹한 계절이다. 호흡기질환은 마스크 착용으로 예방할 수 있지만, 눈은 그대로 노출되어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눈은 우리 장기 중 유일하게 점막이 밖으로 노출된 신체기관이다. 그렇다보니 외부 자극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요즘에는 미세먼지나 황사로 인해 결막에 상처가 발생하여 평소보다 쉽게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2017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황사와 꽃가루가 많이 발생하는 봄·가을철에 진료인원이 가장 많이 발생했으며, 특히 4월에 진료인원이 급격히 증가했다.
알레르기 결막염은 눈을 감싸고 있는 결막에 알레르기로 인해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전염은 없으며, 대부분이 계절성 알레르기 결막염으로 꽃가루나 화장품, 집먼지진드기 같은 물질 때문에 발생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눈이 간지럽거나 이물감이 느껴지며 충혈, 눈곱이 자주 생기는 것이며, 심한 경우 눈부심, 시력 저하가 나타나기도 한다.
송종석 고대 구로병원 안과 교수는 “알레르기 결막염은 조기에는 알레르기 치료제와 인공눈물 등으로 1~2주 내에 해결할 수 있지만 눈을 자꾸 만지거나 비비고 제때 치료를 받지 않으면 문제가 된다”며 “결막염이 악화된다고 해서 실명을 초래하진 않지만 결막까지 염증이 퍼질 경우 각결막염이 발생할 위험이 높고 각결막염은 심해지면 시력저하를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경우 특별한 후유증 없이 치유되지만, 2차 세균 감염이 발생할 경우 시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증상에 따라, 가려움증 완화에는 안약 형태의 항히스테민제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며, 염증이 있으면 스테로이드를, 각막에 상처가 있으면 세균 감염을 막기 위해 항생제를 사용한다. 강도가 센 약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알맞은 양을 적정기간동안 사용해야 한다.
결막염을 예방하려면 미세먼지나 황사가 심한 날엔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부득이한 외출에는 마스크와 함께 선글라스, 고글, 보호안경 등을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콘택트렌즈에 흡착된 미세먼지는 점막을 통해 흡수돼 알레르기성 염증 반응을 일으키므로 가급적 렌즈대신 안경을 쓰는 게 좋다. 무엇보다 결막염 증상이 나타나면 조속히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최선이다.
송종석 교수는 “눈을 비비거나 만지게 되면 눈의 표면에 상처가 생기기 쉬우므로, 가렵거나 이물감이 느껴질 때에는 인공눈물을 넣어 눈을 씻어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