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허가 과정에서 로비가 의심된다는 의혹이 나왔다.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처장은 26일 국회 윤소하 의원실, 건강과대안, 건강과실현을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참여연대가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개최한 “유전자세포치료제 ‘인보사’ 사태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퇴행성 골관절염 치료제인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를 도입한 형질전환세포(TC)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된 주사제다.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 허가를 받아 시판됐으나 최근 2액의 형질전환세포가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293유래세포)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정현준 사무처장은 “해외에서 유전자치료제는 희귀난치성 치료제나 암 치료에만 국한해 사용될 뿐 노화로 인한 퇴행성관절염 등 상대적으로 흔한 질환에는 쓰이지 않는다. 아직 장기적인 추적을 통한 안전성을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의 뒤바뀐 세포에 대한 중간결과를 보고한 건 3월 22일이고, 최종 결과는 29일에 알렸다. 식약처는 31일이 돼서야 알렸다”며 “식약처의 발표 지연이 첨단바이오법의 보건복지위원회 상임위원회 통과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의도가 아니었나 생각된다”고 밝혔다.
그는 “허가 심사 당시인 2017년 4월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회의에서는 7명 중 6명이 반대해 인보사를 불허했다. 그리고 두 달 만에 열린 중앙약심 회의에선 허가하는 쪽으로 바뀌었다”며 “이 과정에서 코오롱의 로비가 있지는 않았는지, 이들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인보사는 부실한 연구결과에도 불구하고 정부로부터 400억원의 지원을 받았다”며 “코오롱이 대국민 사기를 벌였다면 식약처가 검증해야 하는데,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병수 건강과대안 운영위원 역시 중앙약심 결과가 두 달 만에 바뀐 것에 대해 문제를 지적했다.
김 운영위원은 “첫 번째 중앙약심에서는 골관절염 증상 완화를 위해 유전자치료제 위험성을 사용하는 건 위해가 크다고 했다가 두 달 만에 허가로 의견이 바뀌었다. 허가 과정이 의문스럽다”며 “코오롱생명과학은 개발 초기부터 293유래세포가 사용돼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한다면 이 회사는 셀라인(세포주)를 관리할 능력이 없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다. 무능하거나 사기이거나 둘 중 하나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