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도 '덜덜 떨리는 목소리'… 근긴장성 발성장애란?

평소에도 '덜덜 떨리는 목소리'… 근긴장성 발성장애란?

기사승인 2019-04-26 18:29:10

기업들의 상반기 공개채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취업 성공을 위한 구직자들의 노력도 한창이다. 구직자들이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부분은 면접인데, 평소 말할 때마다 목소리가 덜덜 떨리는 사람이라면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심리적으로 긴장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말끝이 심하게 떨린다면 근긴장성 발성장애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한 취업포털사이트가 인사담당자 35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면접 첫인상’ 관련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사담당자의 95.7%가 면접에서 받은 인상을 채용평가에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첫인상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 중 16.8%는 ‘발성,음색,성량 등의 목소리’가 차지했다.

하지만 면접과 같이 긴장되는 상황에서 목소리가 떨리고 숨이 차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긴장할 상황이 아닌 일상생활 속에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평소 말할 때 목소리가 떨리고, 숨이 차거나 말 끝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는 근긴장성 발성장애와 같은 음성질환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

음성언어치료전문 프라나이비인후과 안철민 원장은 “목소리 떨림이 심할수록 내성적이고 자신감 없는 인상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면접이나 사회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무엇보다 목소리 떨림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면 성대 근육의 이상을 더욱 악화시켜 다른 음성질환까지 동반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근긴장성 발성장애는 성대의 구조적, 신경학적 원인은 없지만 성대와 성대 주변 근육이 긴장해 나타나는 기능성 발성장애다. 특히 후두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돼 성대를 좁게 만들어 진동을 방해하면서 정상적인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힘들어진다. 뿐만 아니라, 혀에도 영향을 미쳐 정확한 발음을 하는 것도 어려워진다.

가장 큰 원인은 목소리 남용으로 잘못된 후두 근육 사용이 습관화, 패턴화되는 것이다. 특히 본인도 모르게 목소리를 낼 때 후두 근육에 힘을 주는 잘못된 발성습관은 근긴장성 발성장애를 유발하는 주원인이다. 과도한 노동과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 등 심리적인 문제와 감기, 역류성 식도염이나 후두염과 같은 역류성 질환으로 인해 발생한 일시적인 성대 변화도 원인으로 작용한다.

근긴장성 발성장애가 생기면 일정 시간 이상 목소리를 사용했을 때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거나 쉰 목소리가 나고, 쥐어짜는 듯한 목소리가 나오는 등 음성변화가 나타난다. 또 말을 할 때 숨이 차거나 말 끝에서 목소리가 떨리고, 턱이 돌출되거나 턱 근육들이 경직되기도 하며, 심한 경우 성대결절, 만성후두염, 성대폴립 등 2차 음성질환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근긴장성 발성장애 환자들은 본인의 질환을 인지하지 못하고, 눈에 보이는 상처나 통증이 없다 보니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심한 목소리 떨림은 자신감 없는 인상을 남겨 면접이나 발표와 같은 사회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고, 이로 인한 심리적인 문제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무엇보다 근긴장성 발성장애는 문제를 일으키는 후두 근육 개선으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 가장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보톡스 치료로 떨림을 유발하는 후두 근육에 선택적으로 주사해 성대 전체의 이완을 유도하는 것이다. 다만 보톡스 치료는 지속적인 효과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음성언어치료 병행을 통해 잘못된 발성습관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안철민 원장은 “본인의 음역대 보다 높은 고음을 내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과도한 목소리 사용과 습관적인 헛기침과 같은 잘못된 발성습관은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확한 검진을 통해 확인해봐야 한다”면서 “음성언어치료는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언어치료사의 협진을 통해 1개월 이상 꾸준히 받아야 하며, 평소 자신의 목소리 변화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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