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욕설 논란’ 김태형 감독의 아쉬운 대처

[옐로카드] ‘욕설 논란’ 김태형 감독의 아쉬운 대처

‘욕설 논란’ 김태형 감독의 아쉬운 대처

기사승인 2019-04-29 18:30:49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린 28일 잠실구장. 8회초 그라운드에 비명이 울려퍼졌다. 

롯데 투수 구승민이 던진 공에 정수빈이 옆구리를 맞고 쓰러졌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달려나왔고 이내 양상문 롯데 감독까지 그라운드로 뛰어나왔다. 두 감독이 설전을 벌이면서 벤치클리어링까지 이어졌다. 

양 감독이 흥분한 채 덕아웃을 박차고 나온 이유는 따로 있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김 감독은 정수빈의 상태를 점검하면서 공필성 롯데 코치와 구승민에게 욕설을 했다. 김 감독은 "투수 같지도 않은 XX가 공을 던지고 있다" 등의 모욕적인 언사를 내뱉은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일자 김 감독은 "공필성 코치에게  심한 말을 했지만 선수에게는 욕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대상이 누구던 간에 김 감독이 상대 팀을 향해 욕설이 섞인 막말을 한 것은 아쉽다. 

KBO 규칙 6조 4항에 따르면 ‘경기중 금지사항으로 감독, 선수, 후보선수, 코치, 트레이너 및 배트보이는 어느 때이거나 코치석, 벤치, 그밖에 경기장 안의 어떤 장소에서도 다음과 같은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두 번째 항목에는 ‘어떤 방법으로든지 상대 팀의 선수, 심판원 또는 관중을 향해 폭언하는 것’이라고 적시돼 있다. KBO도 “상대 코치에게도 폭언하면 안 된다”고 해석을 더 했다.

물론 김태형 감독의 심정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정수빈에 앞서 7회말에도 정병곤이 공에 맞았기에 심기가 더욱 불편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만 욕설 여부를 떠나 상대팀 코치, 선수를 향해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은 선을 넘는 행위였다. 공 코치가 동갑내기 친구라고 해도 그라운드 위에선 존중심을 표해야 했다. 혹 양 감독의 주장대로 김 감독이 구승민에게 욕설까지 했다면, 구승민으로선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았을 수도 있다. 

또한 김 감독의 욕설 논란으로 정수빈의 부상 사실이 주목받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정수빈은 구승민의 공에 옆구리를 맞으면서 우측 등(9번 늑간)이 골절됐다. 폐에 멍이 들고 피까지 고였다. 1주일간 안정을 취해야하며 복귀 시점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하지만 김 감독의 욕설 논란 이후 진실공방으로 사건이 확전되면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정수빈의 상태는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김 감독의 성급한 대처가 결과적으로는 본질을 흐리는 결과를 낳았다.

한편 KBO는 오는 30일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징계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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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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