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S가 예측하는 심혈관·섬유증 치료제 트렌드는

BMS가 예측하는 심혈관·섬유증 치료제 트렌드는

셀진 인수, 규제 승인 등 거래 체결까지 3~4개월 소요

기사승인 2019-05-01 00:09:00

글로벌 제약사 BMS는 종양학, 면역과학, 심혈관, 섬유증에서 강점이 있다. 이 중 심혈관 질환의 경우는 최초의 ACE 억제제 계열의 약물을 개발하는 등의 성과를 거두었고, 항혈전제 분야에 있어 얀센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혈액응고인자 XIa 억제제를 개발 중이다. 

최근 한국을 찾은 BMS 데이비드 고든(David Gordon, 사진) 부사장을 만나 심혈관 질환 분야의 치료제 개발 트렌드에 대해 들어봤다. 고든 부사장은 BMS의 심혈관(cardiovascular) 질환 및 섬유증(fibrosis) 분야의 신약 발굴(Drug Discovery) 부문 책임자를 맡고 있다. 

고든 부사장은 BMS가 심혈관 질환 치료 분야에서 오랜 혁신의 역사를 보유한 회사라며 자부심을 보였다. 그는 “최초로 ACE 억제제 계열 약물을 개발했으며, 이를 통해 미겔 온데디, 데이비드 쿠시맨 등 BMS의 연구자들이 미국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라스커상’(Lasker Award)을 수상해 그 공로를 인정받은 바 있다. 무엇보다도 BMS는 엘리퀴스, 플라빅스 등의 치료제로 심혈관 질환 분야에 많은 공헌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심혈관 질환 분야에서는 더 안전한 항혈전제와 심부전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매우 높다”며 “현재 사용 가능한 항응고제가 과거 대비 많이 개선되기는 했으나, 아직까지는 출혈 관련 리스크로 인해 필요한 만큼 치료 효과를 충분히 얻지 못하는 상황이다. 또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의 혈전 관련 질환에서도 출혈 관련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BMS는 항혈전제 분야에 있어 얀센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혈액응고인자 XIa 억제제(Factor XIa Inhibitor)를 개발하고 있다. 

고든 부사장은 “XIa 억제제가 환자의 출혈 및 뇌졸중의 위험 감소와 연관이 있다는 데이터를 확인하고,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다른 경쟁사들도 XIa 억제제 개발에 도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BMS는 이 분야에서 최초로 치료제 개발을 시도한 회사”라며 “현재 해당 분야에서 임상 2상 연구까지 진행한 상태이며, 2년 내로 뇌졸중 적응증에서 개념을 입증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BMS는 심부전 분야에 있어서는 보다 초기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초기 임상에 진입한 4~5개의 프로젝트가 있다. 또 현재 진행하고 있는 연구 외에도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찾고 있다. 항혈전제 분야에서는 혈액응고인자 XIa 억제제 등 이미 발굴한 물질을 키워나가는 것이 목적이라면, 심부전 관련 분야에서는 보다 혁신적인 신물질을 열심히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심부전 치료제 분야에서 신약 개발이 어려움에도 BMS가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든 부사장은 “심부전 치료 분야는 엔트레스토(Entresto) 외에는 혁신적인 치료제가 없어 새로운 치료 옵션에 대한 수요가 큰 상황이다. 또 최근 심부전으로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의 예후, 삶의 질, 사회·경제적 여건과 보호자에게 미치는 타격 등이 암 환자만큼 심각하다고 알려져 있어 새로운 혁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10~15년 전에도 심부전 분야의 미충족 수요가 매우 컸지만, 당시는 질환 자체가 과학적으로 알려진 바가 많이 없었다. BMS는 10~15년 사이에 심부전에 대한 과학적 특징을 더 많이 알게 되었고, 이제는 신약 개발을 시도해 나가고 있다”며 “심부전은 질환 자체가 이질성이 매우 큰 요소를 가지고 있어 한 가지 치료제가 아닌, 복수의 치료제가 필요하고, BMS는 다양한 혁신적인 물질을 찾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BMS는 심부전과 마찬가지로 미충족 수요가 많은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섬유증도 마찬가지인데 고든 부사장은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의 경우 유병률과 환자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사용 가능한 치료제가 없는 분야다. 또 이제야 NASH에 대한 치료제가 개발될 수 있는 과학적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것이 심부전 분야와 비슷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NASH 치료제 개발에 있어 ▲대사 개선 ▲소염 ▲4기 섬유증인 간경화/간경변 치료에 대한 세 가지 접근법이 있다. 대사 개선 분야에서는 기존 당뇨병/고지혈증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던 약물을 NASH로 적응증을 변경해 개발을 시도하고 있고, 이러한 접근법의 효과 여부에 대해서는 3년 내로 확인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소염 작용을 통한 접근법에는 과거 류마티스 관절염 등 심각한 염증 치료를 위해 개발했던 약물을 NASH로 적응증 변경하는 연구가 시도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4기 섬유증에서 간경화가 있는 환자들은 이미 섬유화가 너무 많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항섬유증 치료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간은 재생능력이 있기 때문에 섬유증 진행과정을 차단시키면 간이 재생되어 회복될 수 있는 희망이 있다”며 “BMS도 이러한 세 가지 접근법 모두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특히 중증인 3~4기 병기 단계 치료에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BMS는 최근 셀진(Celgene)의 인수를 진행했다. 고든 부사장은 “외부에 공개 가능한 정보는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다. 다만 양사의 주주들이 거래 진행에 동의를 한 상황이며, 규제 승인 등 거래 체결까지는 3~4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인수가 완료되면, 단기적으로 출시 가능한 제품은 6개 가량이고, 장기적으로 초기(1/2상) 단계의 프로젝트를 살펴보면, 면역항암제와 고형암을 포함한 종양학(Oncology) 분야에서 21건, 혈액암, 면역과학 분야에서도 여러 프로젝트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심혈관 분야와 섬유증 분야에서는 양사의 합병으로 추가되는 프로젝트가 소수이기에 KOIN과 같은 다양한 open innovation을 통해 적극적으로 기회를 확장하고 한다”고 강조했다. 

‘KOIN’은 BMS가 한국에서 진행하는 오픈이노베이션으로 한국의 의료진, 연구소, 생명공학 기업 등에서 제출한 후보 물질 개발에 대한 아이디어를 BMS가 보유한 R&D 인프라와 자본력을 투입해 우수한 기술력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이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