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 직원, 가족들이 이웃 아이를 구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지난달 12일 포항제철소 발전부에서 야간 근무중이던 심영기(33)씨는 다급하게 걸려 온 아내의 전화를 받았다.

밤새 고열에 시달린 26개월된 아이가 해열제를 먹은 후 경련을 일으키고 몸이 굳어간다는 얘기였다.

심씨는 곧장 119에 연락하고 당황한 아내를 진정시켰다.

아내는 아이의 몸을 주무르며 마사지를 했지만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아내는 다급한 마음에 무작정 아이를 안고 집밖으로 뛰어나갔다.

소망아파트 입구에서 아이를 안고 울고 있는 모습을 본 주민들은 주변에 도움을 청했다.

이내 이웃 주민들이 모였고 119가 도착할 때까지 바닥에 외투를 깔고 아이를 눕혀 체온을 유지시켰다.

통화가 어려운 아내를 대신해 119에 상황을 설명하고 응급조치를 취했다.

주민들은 구급차가 신속히 들어올 수 있도록 아파트 입구에서 구급차를 안내하고 모자 곁을 지켜주며 심리적 안정을 도왔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빠르게 응급실로 이송된 아이는 응급조치 후 다시 숨을 쉬었고 식었던 몸도 온기를 되찾았다.

병원 측은 B형 독감에 의한 열 경련으로 응급조치가 늦었다면 위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심씨 아이는 무사히 치료를 마치고 건강하게 퇴원했다.

심씨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심영기씨는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의 일처럼 달려와 도와준 소망아파트 주민들과 퇴원 후에도 아이 안부와 격려를 해 준 직원들에게 깊은 감사와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포항=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