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과 완화를 반복하며 환자들의 ‘삶의 질’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다발성경화증’에 대해 알아보자.
‘다발성경화증’이란, 뇌·척수 등 중추신경계에 발생하는 난치성질환이다. 우리 몸의 면역계가 중추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수초(신경세포를 연결하는 섬유의 구성 물질)를 공격하는 형태로 탈수초성질환의 대표적인 질병이다.
수초손상은 곧 뇌에서부터 전신으로 퍼지는 신경자극의 전달에 방해가 발생함을 의미하며, 이는 온몸 곳곳에, 다발적인 신경통증과 마비로 이어진다. 상대적으로 남성에 비해 여성의 발병률이 높으며, 20~40세 사이의 젊은 연령층에서 쉽게 관찰된다. 발병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윤성상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한번 발병하면 평생 관리와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조기에 진단하여 신경과적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가 면역 상태에 따라 재발과 완화를 반복하는데, 재발이 잦아질수록 손상이 장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 또한 동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발성경화증은 증상이 뇌졸중과 유사해 ‘서양풍’으로 불리기도 한다. 증상은 중추신경계의 어느 부위에 문제가 생기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뇌나 시신경을 침범하면 운동마비와 언어·의식장애가, 척수를 침범하면 사지 운동마비나 감각이상, 배변 및 배뇨장애로 나타난다.
윤 교수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권의 경우, 눈과 척추에 주로 발병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며 “진단은 다발성이라는 특성상 2번 이상의 증상 발현과 2군데 이상의 병변을 기준으로 하며, 다른 형태의 탈수초성 질환인 시신경척수염과 감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발성경화증 환자가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은 ‘시력저하’와 ‘우울증, 마비 및 피로감’이다. 시력저하는 시각을 인지하는 감각신경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발생하는 증상으로 ‘시신경염’으로 나타난다. 환자의 약 25%가 경험하며, 통증과 함께 시력 장애로 이어진다. 우울증은 환자의 약 50%가, 피로감은 90% 이상이 호소한다.
윤성상 교수는 “임상독립증후군은 재발한 경우가 아니므로 진단에 어려움은 있으나 신경과적 후유증의 최소화를 위해 이 시기부터 재발을 억제하는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최초 증상이 심각하다면 염증과 급성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대량 투여해 면역체계를 조절하며, 이후 면역 조절제(인터페론 주사 등)를 활용하여 예방적 치료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