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호텔들이 온라인 가정간편식(HMR)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기존 테이크아웃 판매에 그치지 않고, '새벽 배송'까지 진출하며 외부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가 고품격 음식에 대한 수요를 발판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이어서 이 같은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워커힐 호텔앤드리조트는 호텔 내 숯불갈비 전문점 '명월관'의 갈비탕을 지난 1월부터 온라인 쇼핑몰 '마켓컬리'에서 판매 중이다. 지난해 9월 호텔에서만 판매를 시작해 4개월간 9000팩이 넘게 팔리는 등 인기를 끌자, 온라인으로 유통망을 확대한 것이다. 현재 마켓컬리 입점 후 지난 5월까지 누적 판매량 2만개를 넘어섰다.
워커힐은 명월관 갈비탕의 마켓컬리 입점을 시작으로 프리미엄 가정간편식 시장에도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워커힐 관계자는 “현재 홈쇼핑 채널에서 판매 중인 워커힐 호텔 김치도 유통채널을 점차 확대할 예정”이라며 “워커힐에서 판매되는 인기 메뉴들 중 가정간편식 출시가 가능한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세계조선호텔도 중식당 '호경전'의 볶음밥을 가정간편식 3종 세트로 만들어 지난해부터 마켓컬리에서 판매 중이다. 볶음밥은 1993년 문을 연 호경전의 인기 메뉴로 1인분씩 용기 2개에 나눠 소포장해 8900원~9900원의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현재 조선호텔은 2002년 만든 호텔 자체 브랜드 '조선호텔 김치'도 마켓컬리에서 함께 판매하며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글래드 호텔 역시 뷔페 레스토랑 '그리츠'의 양갈비를 마켓컬리에 선보이며 온라인 HMR 시장에 뛰어들었다. 호텔 측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선보인 '그리츠 시그니처 램' 양꽃갈비살ㆍ양갈비는 판매 3일 만에 초기 물량 1000개가 완판 되는 등 큰 인기몰이를 했다. 호텔 요리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편하게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소비자 입장에선 큰 장점으로 꼽힌다.
호텔 업계가 HMR 시장에 뛰어드는 목적은 사업 다각화에 있다. 기존 투숙과 외식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호텔의 수도 급격히 늘어 경쟁도 치열하다. 반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HMR 시장은 호텔 입장에서 충분히 구미가 당기는 시장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 규모는 2011년 1조1368억원에서 2016년 2조2682억원으로, 5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약 3조원에 이르고, 올해는 4조원을 돌파하리란 전망도 나온다. 10년 뒤엔 무려 17조원에 이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연평균 21%의 고속 성장을 기록 중이다.
한 호텔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를 비롯, 일반 가정에서도 가정간편식 소비가 늘면서 호텔업계 역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실제 레스토랑의 맛을 얼마나 똑같이 간편식에 구현하느냐가 관건이지만, 마켓컬리 등 빠른 배송 서비스가 확대된다면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고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기대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