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이자 사학자인 단재 신채호(1880~1936) 선생의 후손들이 단재의 옛 서울 종로구 삼청동 집터 소유권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단재 며느리인 이덕남씨와 손주 2명은 삼청동 집터 현 소유자인 불교재단 선학원과 국가를 상대로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소유권이전 등기 소송을 낸다. 이들이 주장하는 단재 옛 집터는 삼청동 2-1과 2-2로, 단재가 지난 1910년 중국으로 망명하기 전까지 살았던 곳으로 추정된다.
후손들은 단재가 망명 직전이던 1910년 4월 19일 ‘대한매일신보’에 실었던 “본인 소유 초가 6칸의 문권(文券·집문서)을 알지 못하는 가운데 분실했기에 광고하니 휴지로 처리하시오”라는 기사를 증거로 제시했다. 기사 하단에는 “경 북서 삼청동 2통 4호, 신채호 백(京 北暑 三淸洞 2統 4戶, 申菜浩 白)”이라고 주소가 적혀 있다. 해당 주소는 단재가 망명한 이후인 1912년 국유지로 기록됐으나, 단재가 순국한 지 2년이 흐른 1939년에는 한 일본인 앞으로 소유권 보존 등기가 이뤄졌다. 이후 몇 차례 소유권이 바뀐 끝에 현재는 선학원이 소유하고 있다.
후손들은 기사 외에도 관련 문헌과 인근 거주민 증언 등을 근거로 이 주소가 단재 옛 집터라고 본다. 또 지난 1939년 이 땅을 등기한 일본인이 유효하게 국가로부터 소유권을 취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현재 등기도 말소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만약 소유권을 돌려받기 어렵다면 국가가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손 측은 "역대 정권은 단재 소유 토지에 대한 일본 조선총독부의 위법한 소유권 침탈에 대해 회복 조치를 하지 않아 독립유공자의 재산을 회복할 의무를 소홀히 했다"며, "이로 인해 토지 소유권을 상실하는 손해를 입었으므로 국가가 3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