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영등포역 결투…롯데 ‘수성’, 신세계 ‘설욕’, AK ‘변수’

막 오른 영등포역 결투…롯데 ‘수성’, 신세계 ‘설욕’, AK ‘변수’

기사승인 2019-06-06 01:00:00

영등포 역사의 신규 사업자 선정을 두고 롯데, 신세계, AK플라자가 맞붙는다. 과거 인천터미널을 두고 롯데와 신세계가 대립했던 만큼, ‘공수’가 바뀐 상황이다. 또 이 틈에서 AK플라자가 변수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수성일까, 설욕일까, 변수일까.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영등포역 상업시설 신규 사업자 선정 입찰에 롯데와 신세계, AK플라자가 한국철도시설공단(이하 공단)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공단은 사전 자격심사, 가격입찰 등을 거쳐 이달 말까지 최종 낙찰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최종 선정된 사용자는 내년 1월부터 영업을 개시하게 된다. 사용기간은 최장 20년까지다. 

영등포역사는 롯데가 1987년부터 30년 점용 계약을 국가와 맺고, 1991년 완공해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을 개장한 곳이다. 2017년 점용허가 기간이 만료된 뒤 철도사업법에 따라 지난해 국가에 귀속됐다. 대신 철도시설공단은 입주업체와 종사자 보호를 고려해 기존 사업자에게 2년간 임시 사용을 허가하고 신규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연 매출이 무려 5000억원에 달하는 알짜 점포다. 15만명의 유동인구가 있어 롯데백화점 전체 매장 매출 순위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롯데 입장에서는 반드시 수성에 성공해야 하는 곳이다. 각종 규제로 신규 출점이 사실상 막힌 상황에서 기존 점포를 내주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기존에 30년간 진행해 온 역사 운영 노하우와 상품기획 경쟁력을 통해 영등포 상권의 활성화에 앞장설 수 있다”며 “기존 사업자로 모든 사항이 준비된 만큼 사업권 수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격’에 나서는 신세계의 인수 의지도 만만치 않다. 신세계는 특히 최근 인천터미널점을 롯데에 내준 만큼 영등포점 인수를 통해 설욕을 벼르고 있다. 현재 신세계는 영등포역 복합쇼핑몰인 타임스퀘어에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를 운영 중인 만큼 기존 매장들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영등포 강서 상권은 서울의 3대 핵심 상권 중 하나로 지난 35년간 운영해 온 영등포점과 새로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참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AK플라자도 영등포점 ‘입성’이 필요하긴 마찬가지다. 오는 8월 구로 본점을 철수해 서울 내 영업점이 사라지는 만큼, 이를 대체할 거점이 필요한 탓이다. 다수의 역사 점포를 운영해 왔다는 것이 AK플라자의 강점으로 꼽힌다. AK플라자 관계자는 “역사 위주의 점포를 많이 운영해본 만큼 경험을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입찰가가 관건인 만큼, 큰 변수가 없는 한 자금력이 월등한 롯데와 신세계의 싸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AK가 무리하게 입찰 경쟁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면서 “롯데의 경우, 장기간 영업을 해온 만큼 ‘안정성’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에 있지만, 신세계 역시 기존 영등포점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총력을 기울일 가능성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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