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현남편과 완벽한 가정 꿈꿔”…도망가는 피해자 향해 흉기 휘둘러

“고유정, 현남편과 완벽한 가정 꿈꿔”…도망가는 피해자 향해 흉기 휘둘러

기사승인 2019-06-11 16:45:44

전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고유정(36)에 대해 제주동부경찰서가 치밀한 사전계획으로 단독범행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경찰은 오는 12일 고씨를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사체은닉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제주 동부경찰서는 11일 프로파일러 심리 분석 결과를 토대로 고씨가 전남편 때문에 재혼한 현 남편과의 결혼 생활이 깨질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고씨는 현남편을 신뢰하고 있으며 현남편과 완벽한 가정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전남편에게 아들의 면접교섭권이 인정되면서 아들을 보여주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며 “전남편과의 교류가 현재의 가정생활에 방해요소로 작용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고씨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에 대해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면밀한 계획과 실행이 확인된 데다 정신질환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이코패스는 다른 사람에 대한 감정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르는데 고씨의 경우, 가족을 포함해 주변인들과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봐서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날 경찰은 '제주 전 남편 살해사건' 수사 최종 브리핑에서 범행 시간대 고씨 휴대전화 사용내역과 수면제 구입, 여객선 내에서 혼자 시신 일부를 유기하는 등의 정황을 토대로 공범이 없는 것으로 최종 결론 내렸다.

경찰은 ‘우발적 범행’이었다는 고씨 주장과 반대로 범행이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것으로 봤다. 경찰은 그 근거로 △제주도 입도 전 지난달 17일 약국에서 수면제를 처방 받아 구매하고 △차량을 주거지에서 제주도까지 가져와 시신을 싣고 되돌아간 점 △범행현장을 청소한 사실 등을 들었다. 또 고씨가 범행에 앞서 인터넷에서 전기 충격기, 수면 유도제, 분쇄기, 뼈의 무게 등 정보를 집중 검색한 사실도 드러났다.

범행이 이뤄지는 동안 고씨 친아들은 잠들어 있던 것이 아니라 펜션 내 다른 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조사 결과 새롭게 드러났다. 경찰은 “친아들이 평소 하나의 일에 몰입하면 다른 일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도망가는 피해자를 향해 3차례 이상 흉기를 휘두르는 등 잔혹한 범죄수법도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혈흔이 벽면에서 많이 발견됐다”면서 “고씨가 펜션 내 다른 장소에서 3회 이상 공격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펜션에서 방어흔은 발견됐지만 공격흔이 없었다는 점을 미루어보아 피해자가 의식이 또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격받았을 가능성이 유력하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 전남편 강모(36)씨가 살해당한 시점은 지난달 25일로 추정된다. 이틀뒤인 지난달 27일 오전 11시30분 펜션을 나오기 전까지 고씨가 강씨 시신을 1차 훼손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씨는 완도행 여객선을 타고 제주도를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훼손한 시신 일부를 바다에 유기했다.

이후 고씨는 경기 김포시 소재 아버지 명의 한 아파트에 도착한 뒤 시신을 또다시 훼손했다. 그는 시신 일부를 종량제 봉투에 담아 지난달 31일 아파트 내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버렸으며 그 다음날 충북 청주시 자택에서 긴급 체포됐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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