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신세대 ‘실버서퍼’ 증가…개인정보 유출주의보

IT업계 신세대 ‘실버서퍼’ 증가…개인정보 유출주의보

기사승인 2019-06-12 02:00:00

#. 김미숙 씨(65)는 최근 스마트폰으로 모바일쇼핑과 인터넷뱅킹 등 편리한 서비스를 즐기는 재미에 빠졌다. 뿐만 아니라 캠핑이나 식물 키우는 자신의 취미를 사람들과 공유하고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SNS 활동도 시작했다. 알음알음 알게 되는 이벤트 참여를 위해 특정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하는 비율도 높아졌다. 그러던 중 특정 사이트에서 한의원 공짜 안마를 받게 해준다는 광고를 보고 이름과 개인정보 등 간단한 인적사항을 남겼다. 한의원은 이렇게 수집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가짜 환자를 등록, 손쉽게 허위 진료기록부를 작성해 요양급여를 청구했다.

젊은 세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스마트폰‧SNS 등 디지털 기기와 기술들을 능숙하게 다루는 60대 이상 장년층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른바 ‘실버서퍼’다. 실버서퍼는 노인을 의미하는 실버(Silver)와 인터넷 서핑을 하는 사람을 말하는 서퍼(Surfer)를 합친 말로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등을 잘 다루는 장년층을 말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달 발간한 ‘대한민국콘텐츠산업 2018년 결산과 2019년 전망’을 통해 올해 ‘실버서퍼’를 주목해야 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실버서퍼의 힘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곳은 영상과 금융 분야다. 유튜브는 한때 10·20대 젊은층의 전유물로 꼽혔지만 지금은 50대 이상 세대의 이용률도 높다. 앱 분석업체인 와이즈앱에 따르면 2018년 한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50대 이상 유튜브 이용자는 1년 새 78% 증가했다.

또한 경제권을 갖춘 장년층이 모바일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특히 쇼핑분야에서 이들은 새로운 주요 소비층으로 각광받고 있다. 옥션이 지난해에 발표한 ‘최근 5년 간 연령대별 판매량 통계 결과’에 따르면 60대 이상 연령대에서 발생한 구매량이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경각심도 높여야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인터넷‧스마트폰에 이제 막 익숙해진 노년층을 대상으로 간단한 인적사항을 기입하라고 요구하거나 본인도 모르는 사이 개인정보를 가져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장년층, 노인들의 경우 이미 개인정보가 유출되고 관련 사고가 일어나면 이를 신고하고 대응하는 것조차 어렵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경각심을 갖고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

실제 개인정보위원회가 조사한 결과 최근 1년간 개인정보 침해경험 1위는 ‘60대 이상’으로 69.4%를 차지했다. 이벤트 경품 응모 시 개인정보를 쉽게 제공하거나 동의서를 확인하지 않거나, 메시지를 통한 링크 전송 등을 통한 피해 사례들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앱을 까는 과정에서 철저히 검증받지 않은 것들을 설치하다가 해킹을 당하거나 개인정보를 유출당하기도 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최근에는 손전등 같은 편의 서비스인척 하면서 사진, 문자, 위치정보, 통화목록, 인터넷 방문기록 등 다양한 정보에 접근하는 앱이 많다”며 “또한 ‘무음 카메라‘처럼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작동하는 앱이, 촬영한 사진을 사용자도 모르게 어딘가로 전송하는 등, 나도 모르게 범죄의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경고했다.

이어 “노년층은 젊은이들이 걸리지 않는 단순한 사기에 속아 넘어가는 경우가 많으니, 모르는 사람에게서 온 메신저, 문자, 이메일 등은 열어보지 않는 것이 안전하고 특히 돌잔치나 청첩장을 가장해 링크를 누르게 유도하는 경우는 메시지를 삭제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전했다. 

이안나 기자 la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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