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에서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가 발생한 지 보름이 됐지만 수습은커녕 피해 지역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14일 인천 강화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전날 오전부터 오후까지 인천시 강화군 내 초중고 11곳과 유치원 1곳에서 적수가 의심된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이들 학교 급식실에서는 마스크나 거즈를 통해 자체 수질검사를 해왔는데 전날 이물질이 발견되거나 색깔이 붉게 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강화 내 학교 8곳은 대체 급식을 하고 2곳은 생수를 이용한 급식을 한다는 방침이다.
13일에는 인천시가 영종도는 적수사태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던 기존 입장을 번복해 주민 분노에 불을 지폈다. 인천시는 그동안 영종도 주민들의 적수 민원에 대해서는 아파트 저수조 불량 등 이물질 때문이라고 발뺌해왔다.
박준하 인천시 행정부시장은 같은날 “지난달 30일 풍납취수장, 성산가압장 전기설비 검사 과정에서 서구 지역 수질 문제가 발생했고 전문가와 논의한 결과 영종도 지역도 수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인천 서구에서는 8500가구가, 중구 영종도에서는 약 250가구가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 피해 신고는 서구에서 1만9000건, 영종도에서 270여건이 각각 접수됐다.
인천시는 이번 붉은 수돗물 사태는 지난달 30일 서울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이 전기설비 법정검사를 실시해 단수없이 수돗물을 공급하려다 기존 관로의 수압변동으로 쌓여 있던 노후 수도관의 침전물이 이탈하면서 생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주민들은 복통, 피부질환 증세 등 붉은 수돗물 부작용을 호소하고 있다. 인천 지역 주민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 등에는 “방류 요령이나 보상 범위 등이 주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또 정부가 꾸린 긴급합동조사반이 지난 7일부터 원인 파악에 나섰지만 결과 발표까지 시간이 지체되는 상황이다. 긴급합동조사단은 이르면 내주 초에나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