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청하는 신곡 ‘스내핑’(Snapping) 뮤직비디오에서 펜싱 검을 손에 든다. 꺾일 듯 팽팽한 칼의 움직임이 긴장감을 자아낸다. 뮤직비디오 감독은 ‘얇지만 부러지지 않는 강한 칼’의 이미지를 청하에게 입혀주고 싶었다고 한다. 펜싱 검의 팽팽함 뒤로 가녀린 몸으로 힘 있게 춤을 추는 청하의 모습이 스친다. 24일 오후 서울 백범로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네 번째 미니음반 ‘플러리싱’(Fourishing)을 연 청하가 들려준 이야기다.
청하는 이날 오후 6시 네 번째 미니음반 ‘플러리싱’을 발매한다. 지난 음반 ‘벌써 12시’ 이후 6개월 만의 컴백으로, 타이틀곡 ‘스내핑’을 포함해 모두 5곡이 실린다. 청하는 “새로 데뷔하는 기분”이라고 했다. 노래의 분위기가 이전 음반들과는 사뭇 달라서다. 여름에 냈던 ‘롤러코스터’(Roller coaster), ‘러브 유’(Love U) 등이 상큼하고 청량한 분위기를 강조했던 것과 달리, ‘스내핑’에선 여유로운 그루브와 에너지가 돋보인다.
‘스내핑’을 쓴 박우상 작곡가는 청하의 나이키 광고를 보고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청하는 “광고가 힙합 분위기였다. 작곡가님께서 그 광고를 보고 ‘이런 힙한 느낌을 담아보고 싶다. 청하에게 어울리는 색다른 곡을 써야겠다’는 마음으로 노래를 쓰셨다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가사엔 이별 후 지친 마음을 떨치며 새로운 아침을 맞이한다는 내용의 곡이다. 화려한 사운드와 역동적인 편곡이 특징이다.
소속사 MNH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플러리싱’은 ‘성장’과 ‘변화’에 관한 음반이다. ‘번창하다’는 의미의 음반 제목이 청하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한편, 현실에 안주하려는 이면의 불안함과 두려움도 표현한다. 청하는 “긴장감이라는 표현이 더욱 적확할 것 같다”면서 “긴장해서 내 모습을 다 보여주지 못하는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청하는 ‘자신감을 갖고, 네가 느끼는 걸 표현하길 두려워 말라’며 스스로를 다독인다. 그는 자신이 작사·작곡한 수록곡 ‘플러리싱’에도 이런 내용을 담았다. 청하는 “앞으로 더욱 성장해가겠다는 다짐을 담은 노래”라고 설명했다.
청하는 “‘서머 퀸’ 타이틀에 욕심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여름엔 청하’라고 떠올려주시는 것이 무척 감사하다”면서도 “하지만 이번엔 4계절 내내 들어도 괜찮은 곡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그는 “‘계속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좋은 아티스트’로 기억되고 싶다. 늘 궁금하게 만든다는 의미에서 내 이름 뒤에 항상 물음표가 붙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