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팔, 다리, 몸통 등 물속에 잠긴 신체에서 따끔따끔한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대부분은 해파리에 쏘인 것일 가능성이 높다.
지구온난화로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우리나라 바다에도 해파리 떼가 자주 출몰하고 있다. 해파리는 강장동물의 일종으로 그 크기가 매우 다양한데, 초대형 해파리인 노무라입깃해파리의 경우 최대 크기는 2m에 무게가 150kg에 이른다.
국립수산과학원에서 공지한 독성해파리 7종은 커튼원양해파리, 상자해파리, 야광원양해파리, 작은부레관해파리, 유령해파리, 아우렐리아 림바타, 노무라입깃해파리 등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의 해파리모니터링 주간보고에 의하면 올해는 이미 5월부터 우리 바다에 독성해파리들이 출현하고 있다. 크기도 두 배 가량 커졌고 개체수는 무려 430배 이상 많이 관측되고 있다.
해파리에 쏘이면 따끔한 통증과 함께 채찍 모양의 붉은 상처가 생길 수 있다. 해파리 독은 쏘인 부위에 통증, 피부 발진, 부종 등의 가벼운 국소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심하면 오한, 근육 마비, 호흡곤란, 신경마비 등 전신 반응이 생길 수 있다.
해파리에 쏘이지 않기 위해서는 해파리 출현 예보를 사전에 확인하고 해수욕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 또 부유물이나 거품이 많은 곳, 물의 흐름이 느린 곳에는 해파리가 모여 있는 경우가 많으니 이런 곳은 될 수 있으면 피해야 한다.
죽어있는 해파리에도 독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물속에서 해파리를 발견했다면 건드리지 말고 천천히 움직여서 물 밖으로 나와야 한다. 빠르게 움직이거나 해파리를 밀어내려는 시도는 오히려 해파리가 공격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해파리에 쏘였다면 즉시 바다 밖 안전한 장소로 나와 안전요원에게 알리고, 깨끗한 바닷물 또는 식염수로 쏘인 부위를 여러 번, 10분 이상 세척해야 한다. 식초, 알코올, 수돗물, 생수 등으로 씻을 경우 피부에 남아있는 자포를 터뜨려 독소를 분비시킬 수 있으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김신영 건국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맹독성 입방해파리(상자해파리)에 쏘인 경우 식초가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쏘인 해파리의 종류를 모르는 경우가 많으므로 무턱대고 식초를 사용해 세척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면서 “눈을 다친 경우는 바닷물로 세척하지 않고 119에 도움을 요청해 병원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세척 후에도 해파리 촉수가 남아있다면, 맨손으로 제거하지 말고 고무 장갑을 끼고 플라스틱카드나 핀셋 또는 젓가락 등의 도구를 이용해 제거하여 해파리 독에 2차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며 “촉수를 제거한 후에는 다시 세척해야 한다. 해파리 독소는 대개 열에 약하므로 세척 후 온수에 20분 정도 쏘인 부위를 담그는 것이 도움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 국소 독성반응만 있는 경우에는 세척 등의 응급처치와 진통제, 항히스타민제 등으로 치료가 가능하나, 오심, 구토, 식은땀, 어지럼, 호흡곤란, 온몸의 이상반응이나 의식불명 등의 전신 독성 반응을 보일 경우 즉시 의료진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