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보컬’ 에일리는 왜 고음을 내려놨을까

‘파워 보컬’ 에일리는 왜 고음을 내려놨을까

기사승인 2019-07-02 16:01:54

가수 에일리가 2017년 1월 발표한 tvN 드라마 ‘도깨비’ OST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이하 첫눈처럼)는 그 해 가장 많이 스트리밍 된 노래였다. 에일리는 ‘첫눈처럼’의 인기가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론 부담이 됐다고 한다. ‘다음엔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하지?’라는 생각에, 새 음반을 준비하는 2년8개월 동안 한 달에 한 번씩 타이틀곡을 바꿨을 정도다.

2일 오후 6시 발매되는 정규 2집 ‘버터플라이’(butterFLY)는 이런 고민의 결과물이다. 이날 서울 선릉로 일지아트홀에서 컴백 공연을 연 에일리는 “타이틀곡으로 삼아도 될 노래 10곡으로 음반을 채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버터플라이’는 나비의 여린 날갯짓에서 뿜어져 나오는 자유로운 에너지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제목이다. 에일리는 “그동안 보여드린 모습과는 분위기가 다른 곡들을 많이 담았다”며 “다양한 무늬를 가진 나비처럼 다채로운 노래가 담겼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번 음반에 프로듀서로도 참여했다. 소속사에 따르면 가수 첸(엑소), DJ KOO 등 피처링 아티스트와 작사‧작곡진들을 에일리가 직접 이끌었다.

타이틀곡은 ‘룸 셰이커’(Room Shaker). 어반 힙합에 팝적인 분위기를 가미한 노래다. 그룹 레드벨벳의 ‘피카부’, ‘파워업’을 작업한 스웨덴 작곡팀이 작업했다. 풍부한 성량과 힘 있는 고음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은 에일리는 그러나 신곡에서 가창력을 강조하지 않는다. “이번에도 그런(가창력이 도드라지는) 노래가 나오면 빤할까봐” 내린 결정이다. 고음이 빠진 자리는 다이내믹한 트랙과 흥겨운 분위기가 채웠다. 에일리는 “가사 하나 하나를 매력적으로 전하려고 했다. 멋진 곡을 만들기 위해 안무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고 귀띔했다.

이 외에도 음반에는 엑소 멤버 첸이 참여한 ‘러브’(LOVE), DJ KOO가 피처링한 ‘하트크러셔’(Heartcrusher) 등 모두 10곡이 실린다. 에일리는 “음반을 작업하는 동안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이 많이 달라졌다”면서 “스무 곡 이상을 녹음했는데, 그 중 시대를 타지 않는 10곡을 엄선했다”고 했다. 음반을 직접 프로듀싱하며 ‘내가 하고 싶은 대로만 만드는 게 아닐까’라는 걱정이 들 때도 있었지만, 에일리는 지인과 가족의 응원에서 큰 힘을 얻어 음반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음악적인 도전을 좋아한다. 해보지 않은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면서 “차트 순위가 높으면 물론 좋겠지만, 그보다 많은 분들이 ‘에일리는 늘 발전하는 가수’라고 생각해주신다면 더욱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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