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이 한미약품 비만·당뇨치료제의 라이선스 권리를 반환했다.
한미약품은 3일 파트너사 얀센이 2015년 11월 6일 계약 체결로 확보한 비만·당뇨치료제(HM12525A)의 권리를 반환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베링거인겔하임, 릴리에 이어 세 번째 중도 계약해지다.
앞서 2015년에 얀센은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시장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확보하고, 계약금과 임상개발, 시판허가, 매출단계별 성공에 따른 마일스톤으로 최대 8억1000만 달러(USD, 약 9469억원)를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라이선스 계약을 한미약품과 체결했다.
공시에 따르면 얀센은 최근 진행이 완료된 2개의 비만 환자 대상 임상2상 시험에서 1차 평가 지표인 체중 감소는 목표치에 도달했으나, 당뇨가 동반된 비만 환자에서의 혈당 조절이 내부 기준에 미치지 못해 권리 반환을 결정했다. 하지만 한미약품이 기 수령한 계약금 1억500만달러(USD, 약 1227억원)는 반환하지 않는다.
한미약품은 “미지의 영역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확인하고, 실패를 통해 성장하는 신약개발 과정에서 빈번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글로벌 신약 창출의 길은 어렵지만, 한미약품의 도전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얀센이 수행한 임상 2상 결과에 대해 “역설적으로 비만환자의 체중감량에 대한 효과는 입증을 한 셈”이라며 “당뇨를 동반한 비만환자에게 혈당 조절에 대한 니즈가 더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한 계기가 됐기 때문에, 이를 반영한 향후 개발 방향을 빠른 시일 내에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우리의 행보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R&D 방향성에 다양한 방면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책임감도 느낀다”며 “사노피와 스펙트럼, 제넨텍, 테바 등 한미약품에는 여전히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실시간으로 긴밀한 협력이 이어지고 있으며, 현재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들도 30여개에 달한다. R&D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혁신을 통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도록 견고한 내실을 다져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미약품이 다국적 제약사와 진행한 대규모 기술이전 및 라이선스 계약 체결이 중도 무산된 것은 베링거인겔하임과 폐암치료제, 릴리와 면역질환치료제 계약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특히 한미약품은 2015년 7월 베링거인겔하임에 내성표적 폐암치료제 '올리타'(성분명 올무티닙)에 대해 총 7억3000만달러(약 85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지만 부작용 등 임상문제로 인해 무산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올리타의 경우 공시 문제 등 회사 신뢰에 큰 타격을 주기도 했다.
이번 얀센의 권리반환이 알려지며 4일 오전(9시50분 기준) 한미약품 주가는 전일 대비 8만1000원(-19.54%) 떨어진 33만3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