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수돗물 사태로 인천시민 수만 명이 두 달째 고통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인천시 공무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줄줄이 관광성 외유를 가고 있다.
명분은 장기근속 모범공무원 연수이지만 대부분 부부동반으로 가거나 심지어 가족까지 동반하고 있어 사실상 해외관광여행으로 볼 수 있다.
4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2일까지 남유럽·서유럽·동유럽·일본 등지로 시 공무원 19명이 6개 팀으로 나눠 해외연수에 나섰다. 연수에 나선 19명 전원이 부부동반이거나 가족동반이다.
5일과 9일에도 2개 팀으로 나눠 모두 20명이 동유럽과 북유럽으로 해외연수에 나선다. 이 중 14명이 부부동반 또는 가족동반이다.
아직까지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나머지 연수 대상자 25명은 이달 12일부터 오는 9월까지 해외연수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지난 5월 9일부터 지난달 10일까지 동유럽·서유럽·미주 등지를 37명이 10개 팀으로 나눠 다녀왔다. 이 중 26명이 부부동반이다.
올해 인천시 모범공무원 연수 참가자는 101명이며 사업예산은 4억여 원, 1인당 420만 원이 책정돼 있다. 연수 참가자의 배우자 또는 가족의 비용은 자비 부담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붉은 수돗물 사태로 시민들의 불편과 고통이 크다는 것을 고려해 올해 예정된 해외연수를 취소할지에 대해 논의를 벌였지만 취소할 경우 여행사에 위약금으로 90%가량을 물어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천시 서구 일대는 지난 5월 말부터 최근까지 붉은 수돗물 사태로 수만 명의 시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으며 박남춘 인천시장은 붉은 수돗물 사태에 대해 3차례에 걸쳐 공식 사과했다.
인천=이현준 기자 chungsongha@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