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시의 아파트 가격 하락과 미분양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가운데 대량의 신규 아파트 준공과 착공이 이어지고 있어 이른바 ‘아파트 대란’이 우려된다.
특히 경북도청 이전으로 신도시와 원도심 동반성장에 대한 기대가 오히려 인구급감과 원도심 쇠퇴로 반감될 위기에 처해 안동시의 대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5일 한국감정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안동지역 아파트 가격지수는 3년 사이 14% 하락했고 거래량도 2014년 이후 약 40% 감소했다.
올해 5월말 현재 신축아파트 미분양 가구는 수상동 코오롱하늘채 등 3개단지 998세대 중 절반에 가까운 478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안동시가 의무관리 68개 단지(관리사무소가 운영되는 단지)를 대상으로 빈 아파트를 조사한 결과 900여 세대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파트 가격하락과 미분양, 그리고 빈집 속출이라는 악순환이 가속화되는 이유다.
하지만 신규아파트 물량은 계속해 쏟아지고 있다. 안동지역 신규 준공을 앞둔 아파트는 ▷용상동 신원아침도시 275세대 ▷수상동 코오롱하늘채 421세대 ▷송현동 양우내안애 305세대 ▷경상북도개발공사가 진행하는 도청신도시 공공임대주택 869세대 ▷운흥동 실버주택, 행복주택 등 총 7개단지 2327세대로 올해 말부터 입주가 시작된다.
여기에다 풍산 막곡리 944세대, 용상 835세대 등 6개 단지 2678세대가 신규로 사업승인을 받아 향후 2, 3년간 추가로 공급될 아파트 세대수만 해도 5000세대가 넘는 실정이다.
또 도청신도시 2단계 사업에 포함된 공동주택 공급계획에도 안동지역에 1만5478세대(예천 1만2865세대, 총계 2만8343세대)가 추가로 예정된 상태다.
앞서 도청신도시 1단계 사업의 아파트 물량은 안동지역이 1372세대, 예천지역이 8258세대로 총 9630세대가 공급된 바 있다.
민간에서 추진 중인 도시개발사업도 아파트 공급과잉을 부추기고 있다. 현재 안동지역 도시개발사업 현황에 의하면 총 3개 지구 개발사업이 안동시의 승인을 받고 경상북도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해당 사업이 최종 승인될 경우 태화지구(태화동, 옥동 일원) 951세대, 송하지구(송현동, 노하동 일원) 1100세대, 옥동지구(옥동 일원) 567세대 등 총 2618세대의 아파트가 늘어나게 된다.
또 다른 사업인 도시공원 일몰제 관련 민간공원 특례사업에도 아파트 건축이 진행된다. 옥송상록공원 873세대, 낙동공원 493세대, 옥현공원 614세대 등 총 1980세대가 해당 사업에 포함된 아파트 물량이다.
이를 집계하면 현재 안동지역에 준공되거나 착공을 기다리고 있는 아파트는 약 2만5000세대이다. 2017년 말 기준 안동시 아파트 보급현황인 3만1208세대에 달하는 아파트가 안동에 들어서게 되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안동시 부동산 전문가들은 안동시의 현명한 대책을 요구하면서도 지역 경제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것이란 우려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세환 안동시 부시장은 “시중 아파트를 포함한 주택의 수요 공급은 시장논리에서 결정될 수밖에 없지만 건축승인권자인 지자체도 수급조절을 위한 행정적 조치를 취할 필요는 있다”며 “향후 주택 개발사업 등에 대해서는 조건부 개발 유도 등으로 공급량을 조절하는 방안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 전반적인 문제를 점검하는 것은 물론 합법성 근거뿐만 아니라 사업의 합목적성 여부도 판단기준으로 삼아 정책 대안들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안동=권기웅 기자 zebo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