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주도한다”…광복절 한 달 앞, 일본 불매운동 ‘새역사’ 쓸까

“국민이 주도한다”…광복절 한 달 앞, 일본 불매운동 ‘새역사’ 쓸까

고개 숙인 유니클로, 일본 맥주 매출 ‘뚝’…소비자들 ‘노노재팬’ 주도적 참여

기사승인 2019-07-20 03:01:00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로 촉발된 ‘일본 불매운동’이 식지 않고 더욱 본격화하고 있다. 당초 일각에서는 과거 국내 ‘일본 불매운동’이 성공한 전례가 없다며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조짐이 다르다. 일본 상품의 대체 상품을 알려주는 ’노노재팬’ 사이트가 인기를 끄는 등 국민들의 주도적 참여가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산업 전반에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가 가시화하고 있다. 제일 먼저 효과가 나타났던 곳은 맥주 업계였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수입맥주 매출은 2.9% 증가했지만, 일본 맥주는 14.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맥주 매출 2위를 차지했던 아사히는 4위로 추락했다. 기린이치방도 7위에서 10위로 내려앉았다. 대형마트뿐 아니라 편의점 업계도 ‘수입맥주 매출은 늘지만, 일본 맥주 매출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중소 마트들은 더 나아가, 일본 제품 판매 중지를 선언했다. 일본산 맥주와 더불어 된장, 가쓰오부시 등 모든 일본 제품을 매장서 모두 퇴출했다. ‘과거사 반성없는 일본! 일본산 제품을 판매하지 않습니다!’라는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렸다. 대다수의 시민들 역시 이 같은 조치를 반겼다. 실제 매장에서 만난 손님들은 “충분히 감수할 만한 일”이라고 환영했다. 

일본 불매운동 초기만 해도 조용했던 유니클로도 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는 모양새다. 당초 업계에선 국내 의류 브랜드 점유율 1위인 유니클로 불매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하지만 유니클로 본사의 한 임원이 “(한국의 일본 불매 운동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폄하성 발언을 한 것이 큰 파장을 일으키면서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했다. 

유니클로는 논란이 일자 사건 이후, 닷새 만에 공식 입장문을 통해 이를 사과했다. 해당 발언 이후 유니클로 매출이 평소보다 30%가 줄었다는 통계도 나왔다. 국내 누리꾼들은 이를 두고 ‘반쪽짜리 사과’라며 유니클로에 대한 질타를 이어가고 있다.

홈쇼핑 방송에서도 일본 여행 상품은 종적을 감췄다. GS홈쇼핑, 롯데홈쇼핑 등 주요 홈쇼핑 업체들은 이달 초 방송 예정이던 일본 여행 상품 편성을 취소했다. 방송으로 얻는 실익보다 기업 이미지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업계는 한동안 일본 여행상품 방송을 편성하지 않을 예정이다. 일본산 제품 방송 편성 역시 잇따라 보류 또는 취소된 상태다. 

국민 차원에서 일본 불매운동을 주도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등장한 ‘노노재팬’ 사이트는 일본 제품을 대체할 상품 정보를 소비자들 스스로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개설 이후, 주요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홈페이지에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접속자가 폭주했다. 개설 초기임에도 현재 등록된 일본 브랜드 제품만 60여개가 넘어간다. 사이트에 접속하면 누구나 정보를 등록할 수 있어, 꾸준히 업데이트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노노재팬’ 운영자는 사회단체 소속이 아닌 일반 회사원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불매운동 움직임은 다음달 광복절과 맞물려, 전례 없던 ‘일본 불매운동’으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3.1 운동이 100주년을 맞은 해이기도 하다. 과거 불매운동은 시민·사회단체가 선봉장으로 나섰다면, 올해 불매운동은 국민 스스로 분개감을 느껴 이를 주도하는 현상 역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한 대형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일군사협정 폐기까지 거론되고 있는 만큼, 양국 갈등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본다"면서 "광복절 등 국민 정서와 맞물리면 불매운동은 더욱 격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일본이 추가 보복성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는데, 현실화할 경우 국내 '일본 불매운동'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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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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