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팔려 간 베트남 여성이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24년 만에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간 사연이 공개됐다.

21일 연합뉴스는 일간 뚜오이쩨에 실린 레 티 란 씨의 사연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로 43세인 란 씨는 24년 전인 1995년, 베트남 여성의 꾐에 속아 19살의 나이로 중국 광시장족 자치구의 중국인 남성에게 당시 3000위안(약 50만원)에 팔려 결혼을 하게 됐다. 

이후 몇 차례나 다른 남성에게 팔려 다녀야했던 그녀는 “중국말도 못 해서 어떻게 집에 돌아가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운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면서 “한순간도 가족과 고향과 조국을 그리워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고 당시의 고통스러웠던 상황을 설명했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이달 초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베트남 여성을 만났고, 부모를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에 부모의 이름과 베트남의 집 주소 등을 담은 동영상을 SNS에 올릴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들의 시도는 보기 좋게 성공했다. 란 씨의 올케가 동영상을 우연히 보게 됐고, 가족들에게 사실을 알려 경찰과 관계당국의 협조를 얻어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점은 그녀가 행방불명된 동안 아버지와 남동생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는 것이다.

귀향한 란 씨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아버지와 남동생을 위해 향을 피우며 명복을 빌었고, 올해 69세인 란의 어머니 응우옌 티 리엔은 24년 전 행방불명된 뒤 생사조차 몰랐던 란을 부둥켜안고 “정말 란 네가 맞느냐. 다시는 너를 못 보는 줄 알았다”며 여동생과 함께 그녀를 붙잡고 눈물을 흘렸다. 

한편, 경찰은 돈을 받고 중국으로 베트남 여성들을 넘기는 인신매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기 위해 란으로부터 관련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