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文대통령의 지지율 상승… 한일관계 악화, 정치적 이용마저 우려”

손학규 “文대통령의 지지율 상승… 한일관계 악화, 정치적 이용마저 우려”

기사승인 2019-07-31 16:21:29

바른미래당 손학규 당대표는 31일 국회 본청 215호에서 열린 제126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은 휴가를 가신 것인가? 안 가신 것인가? 휴가를 반납하셨다는 보도를 보았는데, 휴가복에 휴가모까지 쓰시고 대통령 별장이 있는 저도를 주민들과 함께 탐방하시는 모습, 휴가 같기도 한데, 또 이순신 장군 말씀하시는 것을 보면 요즘 한일관계에 비추어 일본과 싸워서 이겨야 한다는 뜻이 아닌지, 이러한 대국민 메시지가 아닌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틀 뒤인 8월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일본의 2차 경제보복 조치가 강행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국정부와 일본정부는 강경대응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 외무성은 어제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관련 문서를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개하면서 여론전에 나섰다. 그러나 이것은 자승자박일 뿐이다. 아베 총리가 경제보복 조치에 대해서 대북제재 관리문제 등 안보상의 이유를 들었지만, 결국 근본적 이유는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임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기 때문이다. 일본정부가 진정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한다면, 현재 시행되고 있는 반도체 부품 수출 규제와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 예정된 후속조치를 모두 철회하고, 한국정부와 외교적 대화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의 대응조치도 계속 강경자세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이 배제되면 지소미아, 즉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상황에 따라 폐기할 수도 있다고 밝혀서 물의를 빚고 있다.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고, 일본 여행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 한일관계는 계속 악화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한일관계 악화의 정치적 이용마저 우려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다른 한 편 대일관계 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모처럼 한일관계는 뗄 수 없는 이웃이라고 하면서 공존을 강조했고, 국회에서는 의원방문단을 결성해서 오늘 의원단이 일본을 방문한다고 한다. 원로 외교관들은 대결구도보다는 외교적 대화가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미국의 중재로 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하고 있지만, 일주일 전에 방한한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한일관계 개선도, 호르무즈 해역 동참여부도 아닌 방위비분담금 인상을 요구하고 돌아갔다고 한다. 지난주 미국을 방문해 로스 미 상무장관을 만나고 온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도 ‘노력하겠다’는 원칙적인 답변만을 가지고 오지 않았는가? 남의 손을 빌려 문제를 해결할 생각을 하지 말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외교해법을 모색하고,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 대표는 “정치권도 문제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이 2일에 있을 예정인데, 백여일 동안 공전만 계속 하다가 단 3일 국회를 열고 일본의 보복조치를 하루 앞두고 국회 문을 다시 닫는다고 하면, 어떤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는가?”라며 “지난 청와대 영수회담에서 합의한 바에 따라서 구성된 민관정협의회가 오늘 첫 회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하지만, 그 구성을 살펴보면 우려가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당초 저의 구상은 외교계 원로 및 대일외교 전문가로 기구를 구성해서, 일본정부와 직접 대응하고, 실질적 해법을 모색할 것을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 구성을 보면 정부의 몇몇 장관들과 경제단체, 각 당의 정책위의장 등으로 구성되어서 그 효과가 극히 의심스럽다. 특히 민간부문에서는 정부의 앵무새 노릇을 할 수밖에 없는 경제단체 인사만을 참여시킨 것을 보면 협의회가 지금 정부의 감정적 대응을 지지하고, 강화하는 기구로서 전락하지 않을지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고 걱정했다.

손 대표는 “대통령은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민족감정을 벗어나 국익을 챙겨야 한다.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일 뿐만 아니라, 국가의 원수이다.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하되, 국가의 원수로서 국익을 어떻게 지켜야 할지를 생각해야 한다. 외교적 노력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이다. 외교 실무자들이 국익을 지키기 위해 실무적인 대화를 진행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 우리나라는 4강들의 새로운 각축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대한민국의 외교가 사면초가, 고립무원의 지경에 이르고 있다. 가만히 있던 러시아가 군용기로 대한민국 영공을 침범했다. 그리고 그 사실을 뻔뻔하게 부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죽하면 호날두까지 대한민국 국민을 능멸하고 있는가?”라고 비난했다.

손 대표는 “대통령께서는 내일모레 일본 각의에서 대한민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배제하면,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겠다고 하는 보도가 오늘 아침에 있었다. 대통령님 휴가에서 벗어나 팔 벗고 외교를 회복해주시라. 무능하고 역사의식이 없는 외교라인을 교체하고, 실무적으로 유능한 외교관들이 국가적 사명감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시라. 국민감정만 동원하는 것이 대통령의 역할이 아니다. 외교는 코드로도 안 되고, 민족감정만으로도 안 된다. 국가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게 대통령이 적극 나서주시라”라고 강조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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