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2일 국회 본청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일본 경제침략 관련 비상대책 연석회의에 참석해 “우리 안보와 경제에 중차대한 사안이 발생했다. 그래서 상황이 엄중한 만큼 일본 경제침략 관련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했다. 일본 정부가 기어코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를 강행했다. 강행을 하면서 ‘한국과는 신뢰 있는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는 표현을 했다. 그러면서 ‘우리 수출 품목이 관리가 잘 안 되고 있다’고 하면서 마치 우리의 품목이 전략물자로 유출되는 것 같은 표현까지 했다. 저는 이런 표현을 하는 것을 보고 기어코 ‘경제전쟁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생각한다. ‘한국과는 신뢰가 없는 관계를 보냈다’는 얘기는 심각한 얘기다. 그동안에 수십년 간 자유무역을 추구해 온 경제관계인데, 더구나 우리가 해마다 200억불 이상 적자를 보는 경제관계를 맺어 왔는데 ‘한국을 신뢰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는 안하무인한 일본의 조치에 대해서는 정말로 분노를 금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런 상황을 맞이해서 저는 이번 시국이 굉장히 엄중하고 어려운 단계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비장한 각오로 맞이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여러 기업들이 굉장히 우려가 많을 것이라고 본다. 제가 몇 군데 다녀 본 기업들에서도 ‘이런 상황이 올 경우에 대비해서 준비는 하지만 추운 겨울이 오리라고 각오를 하고 있다’는 자세를 많이 봤다. 정부가 이런 일본의 경제침략이 미치는 영향을 무효화시키기 위해서는 피해기업들에 대한 보호 의지를 강하게 보여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부의 의지가 분명할 때, 기업들은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고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제, 금융 등의 분야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다해 줄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고 강보했다.
이어 “이런 경제 비상시국을 맞이해서 이제는 여야가 정쟁을 중단하고 하나로 힘을 합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침 여야정민관협의체가 발족되었다. 협의체를 중심으로 국민들이 대동단결해서 이 난국을 헤쳐 나가는 데에 함께 노력해주실 것을 다시 한 번 부탁 말씀 드리겠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이제는 당정청이 비상대책기구를 만들어 매일매일 점검해가면서 함께 하도록 운영하겠다. 이것은 정책적 사안이 아니고, 비상시국에 당정청이 함께 하는 대책 기구다. 물론 종합 대책은 정부가 마련하겠지만, 그때그때 긴급한 대책들을 당에서도 적극 발굴해 대응해 나가도록 하겠다”며 “일본이 한국을 믿을 수 없는 이웃 나라로 규정한 이상, 우리도 일본을 믿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군사정보보호협정은 양국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해서 각국이 갖고 있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정보를 서로 공유하는 관계를 맺어왔는데 한국을 신뢰할 수 없다고 하면 그런 군사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겠다는 뜻으로 해석이 된다. 저는 지난번 기자간담회 때, ‘지소미아는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오늘 일본 정부의 발표를 보니까 참으로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이렇게 신뢰 없는 관계를 가지고 군사보호협정이 과연 의미가 있는가하는 생각이 다시금 든다. 저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겠다. 깊이 생각하겠다. 의미 있는 일을 해야지, 의미 없는 일에 연연할 생각은 없다. 그런 점에서 일본 정부가 대단히 실망스럽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어 “실제로 세계 여론은 일본 정부에 대해서 대단히 부정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지금은 공격적으로 하는 일본의 공격이 효과를 볼지 모르지만, 결코 오래가지 못하고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의견들이 더 많다. 실제로 일본이 우리한테 수출하는 품목을 제한할 때, 그 시장은 다른 데로 넘어가지 않는다. 우리 시장에서 이탈할 뿐이지, 다른 데가 그 수출 품목을 활용하지 않는다. 우리는 소재·부품을 자립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계기를 이번에 반드시 만들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렇게 의존적인 관계를 오랫동안 우리가 방치해 왔기 때문에 약점으로서 공격을 받았던 것이다. 다시는 이런 공격이 유효하지 않도록 이를 계기로 해서 우리의 자립경제 요소를 더욱 강화하는 정책과 인력 양성까지 함께하도록 정부와 당이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일본 내에서도 이성적인 정당이나 사람들, 언론은 잘못된 정책이라고 아베 정권을 비판하는 의견들이 많이 있다. 그런 의견들을 우리가 충분히 수용하면서 이 난국을 이겨나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저는 이 난국이 매우 어렵고, 매우 심각하고, 오래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계기적인 하나의 사건이 아니고, 큰 물줄기를 돌리는 계기라고 생각하고 비장한 각오로 임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