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한화건설 등 국내 건설사들이 대형 국책사업인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 건설공사에서 3조5000억원대 입찰을 짬짜미해 일감을 나눠 먹다가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공정거래법·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대림산업과 GS건설, 현대건설의 상고심에서 각 벌금 1억 60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담합에 가담한 한화건설도 항소심이 선고한 벌금 9000만원을 그대로 확정받았다.
이들 건설사는 2005년∼2013년 3조5000억원대 국책사업인 LNG 저장탱크 건설공사 입찰에서 입찰 가격을 사전 협의하는 식으로 담합해 일감을 나눠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세 차례 합의 과정을 통해 제비뽑기로 12건의 입찰을 수주받을 순번을 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사가 발주되지 않아 물량을 수주하지 못한 업체에는 다음 합의 때 금액이 큰 공사를 수주하도록 해 물량을 고루 배분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또 발주처가 참가자격을 완화해 새로 자격을 얻은 업체가 생기면 이 업체도 담합에 끌어들여 '평화'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담합을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1·2심은 "피고인들은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하는 공사 입찰에 참가할 수 있는 회사가 소수라는 걸 계기로 경쟁을 피해 더 많은 이익을 얻고자 담합을 실행했다"며 불공정 담합행위라고 인정했다.
건설사들이 "일부 혐의가 공소시효가 지나 무죄"라며 상고했으나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