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성가족부가 기업들과 연이어 성별균형 업무협약을 맺고 있는 것에 대해 뒷말이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우리카드·우리에프아이에스’, ‘한국피엔지’, ‘SC제일은행’, ‘KB국민은행·KB증권’, ‘풀무원’, ‘메리츠자산운용’, ‘롯데그룹’…. 지난 넉달동안 여성가족부가 ‘성별균형 포용성장 동반관계(파트너십)’ 업무협약을 체결한 기업들이다.
지난 3월25일 여가부는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외국기업협회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한국여성경영자총협회 ▲벤처기업협회 등과 동일 MOU를 맺었다. 4월경 한차례 단체들과 ‘실무기획단’ 회의가 열렸고, 이후 각 경제단체 회원사 CEO 간담회 등에 진선미 장관이 참석하기도 했다.
여가부는 ‘민간부문 여성대표성 제고 지원을 위한 민·관 협력체계 구축’란 목표를 내세운다. 각종 지표도 이를 뒷받침한다. 우리나라의 유리천장 지수는 OECD 29개국 중 7년 연속 꼴찌다. 여성 관리직 및 임원의 비율은 OECD 평균이 각각 22.9%, 31.9%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2.3%, 12.5%에 불과하다.
MOU는 실효성보다는 선언적인 의미에 방점이 찍혀있다. 여가부도 민간의 여성대표성 제고를 정책적으로 접근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고 있다. 여성인력개발과 관계자는 “4월부터 협약을 맺기 시작해서 가시적 성과를 내긴 어렵다”면서 “민간기업의 법적인 강제가 어려운만큼 민간 스스로 목표를 제시하고 사회적 책임을 하게 하는 차원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가부는 지속적인 이슈화와 언론보도 등의 여러 홍보를 통해 어젠다를 강화하고 있다. 전체 기업에 대한 실태조사 발표도 이러한 이슈화의 한 방법이다. 그러나 여가부 관계자의 “(기업 및 경제단체가 여가부와) 협조적으로 잘 하고 있다”는 말과 재계의 속내는 좀 달랐다.
재계에서는 일부 불만 섞인 반응도 감지된다. 여가부와 관련 업무를 맡았던 한 재계 관계자는 “기업이 채용을 할 때, 기업에 최적화된 업무능력 및 생산성 발휘가 관건”이라며 “(여가부의 기조가) 과연 일선 현장에서 채용 및 승진에서 어떻게 반영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심각하게 느끼거나 환영하는 기업은 많지 않고 필요하다는 기업도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업들은 채용 과정에서 성별이나 연령이나 차별을 안둔 곳이 많은데, 지나치게 (여가부가) 남녀 간 대립구도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고 귀띔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