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버리고, 韓 사세요”…광복절 코앞, ‘애국 마케팅’ 타오른다

“日 버리고, 韓 사세요”…광복절 코앞, ‘애국 마케팅’ 타오른다

'애국' 테마 상품 줄이어…"일본 여행 '취소' 인증하면 보상"도 등장

기사승인 2019-08-10 03:00:00

일본 불매운동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계가 광복절을 앞두고 ‘애국 마케팅’을 꺼내들었다. 태극기와 태권브이를 테마로 한 상품들을 출시하는가 하면 일본 여행을 취소한 고객에겐 보상을 주겠다는 곳도 등장했다. 애국 마케팅으로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소비자에 각인시키고, 줄어드는 일본 제품에 대한 수요를 가져오겠다는 복안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광복절을 앞두고 오비맥주와 협업해 '카스 태극기 패키지'를 단독으로 한정 판매한다. 이번 패키지는 국산 맥주 판매 장려를 위해 기획됐다고 홈플러스 측은 강조했다. 카스 캔맥주 12개를 파란색 바탕에 태극무늬가 프린트된 파우치에 담아 판매한다.

국산 문구제조업체인 모나미도 태극기를 제품에 등장시켰다. 지난 8일 출시한 'FX 153 광복절 기념 패키지'는 투명한 몸체에 한글로 제품명을 넣었고 내부에는 태극무늬와 태극기의 건곤감리 4괘, 무궁화 이미지가 디자인된 볼펜심을 넣었다. 이 패키지는 4개 볼펜으로 구성됐으며 각 제품은 태극기를 연상할 수 있는 흑·청·적색 잉크 색상 제품이다.

모나미는 일본 불매운동으로 반사이익을 톡톡히 본 기업이다. 모나미 펜류는 매출량이 평소보다 약 5배 증가했고, 온라인 매출은 무려 533%가 뛰었다.

유니클로의 대체재로 꼽히는 스파오는 토종 캐릭터 ‘로보트 태권브이’와 협업한 제품을 선보였다. 신성통상이 운영하는 SPA브랜드 탑텐은 독립운동 관련 인물과 광복된 해인 1945를 모티브로 디자인한 ‘8·15 캠페인 티셔츠’를 제작했다. 또한 ‘리멤버 프로젝트’를 기획해 안중근 의사, 윤봉길 의사 등 순국선열들의 다양한 의미가 담긴 아트웍 티셔츠를 출시했다.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역사 관련 상품들의 인기도 높아졌다.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한국사를 공부하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도서와 여행 상품 수요가 증가했다. 이베이코리아가 지난 7월 도서 매출을 분석한 결과, 역사 관련 도서 매출은 전월 대비 20%가량 늘었다. 이베이코리아는 ‘애국 마케팅’의 일환으로 한국사 베스트 도서와 역사여행 상품들을 특별가로 내놨다.

위메프의 여행 플랫폼 위메프투어도 ‘애국 마케팅’에 나섰다.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 중국 상하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등 해외 독립운동 유적지 항공권을 할인 판매한다. 

대상 도시는 ▲중국 상하이(대한민국 임시정부 근원지, 윤봉길 의사 기념관) ▲중국 하얼빈(안중근 의사 의거지) ▲미국 로스앤젤레스(대한인국민회 총회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헤이그 이준 열사 기념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일 독립운동 근거지)다. 위메프 나선규 파트장은 “광복절을 맞아 그 뜻을 되새길 수 있는 해외 독립운동지를 선정했다”라고 말했다.

일본 여행을 취소한 고객에게 보상을 주겠다는 곳도 나왔다. 또봉이통닭은 지난 8일 올해 6월부터 이달까지 예정됐던 일본 항공권이나 호텔을 취소한 고객들 중 추첨을 통해 1등에게 3년간 무료 상품권, 남해 라피스호텔 2박 무료숙박이용권, 또봉이통닭 상품권 2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하이원리조트는 일본 등 해외여행을 취소하고 국내로 목적지를 바꾸는 고객을 대상으로 ‘프라우드 오브 코리아’(Pride of KOREA) 특가 패키지를 출시했다. 지난달 22일 이전에 예약한 항공, 선박 등의 일본 여행 취소 내역을 인증하면 46만에서 54만원 가량의 호텔·콘도 객실 1박과 워터파크 1일 이용권 2장을 묶어 9만9000원에 구매할 수 있게 했다. 

이 같은 애국마케팅에 대해 업계는 다양한 반응을 내놓는다. 한 대형 유통업계 관계자는 “제품에 대한 경쟁력보다 반일 이슈로 주목 받고 있는 것인 만큼, 한일갈등이 식어간다면 이 같은 인기는 금방 사라질 수 있다”면서 “지나친 애국 마케팅은 일본 제품을 쓰는 모든 소비자들에 대한 비난의 화살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일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그동안 억눌려 있던 국내 토중 브랜드에겐 ‘애국 마케팅’이 큰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국민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시작된 만큼, 기업 차원에서도 애국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은 당연하다 본다”고 말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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