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손석구가 연극 ‘프라이드’ 관람 중 몰상식한 태도로 주변 관객들에게 피해를 끼쳤다는 목격담에 대해 “나는 부끄러운 관람을 하지 않았다”고 맞섰다.

손석구는 16일 SNS를 통해 “어제 저와 제 친구들이 몰상식한 공연 관람 자세로 공연을 망쳤으니 사과를 하라는 요구가 있었고 그로 인해 기사까지 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자신은 목격담에 적힌 대로 마른세수, 트름, 기지개, 잡담 등을 한 적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같은 장면을 보고도 저마다 다른 방식의 감상을 느낄 수 있다면서 “다수에 피해가지 않으면서도 제 권리라고 생각되는 만큼은 조용히 웃고 울었다”고 항변했다. 

함께 공연을 관람한 배우 강한나, 오혜원이 SNS에 사과문을 올려 자신들의 관람 태도에 대해 사과한 것과는 반대되는 반응이다. 

손석구는 “몇몇 관객 분들의 그릇된 주인의식과 편협하고 강압적이며 폭력적이기까지 한 변질된 공연관람 문화가 오해를 넘어 거짓 양산으로까지 만드는 상황이 당황스럽지만 이 이상의 반박도 사과도 하지 않겠다”고 썼다. 

그러면서도 “이런 선택을 한 만큼 벌어질 일방적인 여론의 결과 역시 거르지 않고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를 했으니 가감없는 의견 보내주시기 바란다. 시간이 더 지나고 서로 화가 가라앉은 후에는 함께 웃으며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생기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 다음은 손석구의 SNS글 전문이다.

우선 연극 ‘프라이드’에 초대해주신 배우 김주헌 형님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난처하게 해드린 것 같아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염치 없지만 얼마 남지 않은 공연 빛나게 마무리 지으시길 신심으로 바라는 바입니다.

간만에 본 너무나도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변해왔고 또 어떻게 변해가야 할지 상상하고 나눌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드릴 이야기와는 별개로 아직 안 보셨다면 프라이드 관람 추천 드려요.

마지막으로 본론을 말씀드리자면요. 어제 저와 제 친구들이 몰상식한 공연 관람 자세로 공연을 망쳤으니 사과를 하라는 요구가 있었고 그로 인 해 기사까지 났는데요.

연극을 즐기고 아끼는 사람으로써 부끄러운 관람을 하지 않았습니다. 파란 하늘을 보고 다들 즐거워 할 때 누군가는 기억에 따라 눈물이 날수도 있겠죠. 흐린 날 내리는 비를 보고 들뜨는 사람도 물론 있을 거고요. 다만 다수에 피해가지 않으면서도 제 권리라고 생각되는 만큼은 조용히 웃고 울었습니다.

몇몇 관객 분들의 그릇된 주인의식과 편협하고 강압적이며 폭력적이기까지 한 변질된 공연관람 문화가 오해를 넘어 거짓 양산으로까지 만드는 상황이 당황스럽지만 이 이상의 반박도 사과도 하지 않겠습니다. 자잘하고 소모적이 될 수 밖에 없는 논쟁은 서로에게 좋지 않다고 느껴서입니다. 듣고 싶은 말이 아니어서 실망하고 안타까워하실 팬 분들께 는 잘잘못을 떠나 너무 죄송한 마음입니다. 

단 위와 같은 선택을 한 만큼 벌어질 일방적인 여론의 결과 역시 거르지 않고 받아들일 마음 준비 하였으니 가감없는 의견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시간이 더 지나고 서로 화가 가라앉은 후에는 함께 웃으며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생기길 희망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마른세수, 트름, 기지개, 잡담(막이 바뀔 때 ‘재밌다’ 한 마디 했습니다) 한 적 없어요. 관람하며 가장 감명 깊에 눈물 흘린 사람이 한나였습니다. 한 장면에서 저건 뭐냐고 했다는 말씀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