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7인의 장관 후보자 가운데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와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의 예금은행과 주 대출은행이 서로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돈을 맡긴 은행과 대출을 받은 은행이 서로 다르다는 의미다.

17일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요청안을 보면 한상혁·김현수 후보자는 각각 은행에서 2억6498만원과 4억8500만원의 대출을 받았다. 한 후보자는 농협은행에서 2억6498만원을 전액 대출받았으며, 김 후보자는 국민은행에서 4억3800만원과 농협은행에서 4700만원을 빌렸다.

한 후보자는 2007년(1억6634만원)과 2015년(9864만원) 두 차례에 걸쳐 농협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 2007년 당시 그는 법무법인 정세 대표변호사이면서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 전문위원, 한국토지주택공사 법률고문, 한국PD연합회 자문변호사 등으로 활동했으며, 2015년에는 방통위 광고특별위원회 특별위원으로 활동하던 시점이다.

반면 인사청문요청안에 나타난 한 후보자의 은행 예금은 1486만원으로 국민은행에 입금된 5000원을 제외할 경우 모두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 입금돼 있다.   

김 후보자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김 후보자는 일부 대출이 주 예금은행에서 취급됐으나 90% 이상을 다른 은행에서 받았다. 김 후보자가 은행에서 빌린 돈은 총 4억8500만원으로 2014년과 2016년 각각 국민은행(4억3800만원)과 농협은행(4700만원)에서 취급했다.

김 후보자가 대출을 받은 2014년 그는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정책국장을, 2016년에는 농축산부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하는 등 고위공무원직을 수행하고 있었다. 김 후보자의 예금은 총 9130만원으로 농협은행에 4546만원, 대구은행 4565만원, 국민은행에 19만원이 입금돼 있다.

일반적으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는 주거래은행을 찾아간다. 예·적금 보유 현황, 카드 사용실적, 자동이체 실적 등에 따라 우대금리가 최고 1% 넘게 차이나기 때문이다. 신용도나 담보에 따라 대출이 거부 되거나 대출한도가 모자랄 때, 또는 우대금리를 무시할 정도로 은행 간에 대출금리가 벌어졌을 때 주거래 은행이 아닌 다른 은행에서 대출을 받게 된다.

다만 은행 측의 설명은 조금 다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사정에 따라 금리가 크게 벌어지기도 한다”며 “한 후보자는 우리은행이나 신한은행보다 농협은행의 대출금리가 낮다고 판단해 대출을 농협은행에서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에 지인이 있을 경우 지인의 실적 향상을 위해 농협에서 대출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 역시 대출에서 문제점을 찾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우대금리가 있다고 해도 대출 시기나 상품에 따라 금리가 크게 벌어진다. 일례로 아파트 집단대출의 경우 주거래은행이 아니어도 협약을 맺은 은행 가운데 금리가 가장 낮은 은행으로 대출자들이 몰린다”며 “은행이 실적을 맞추기 위해 이벤트성로 낮은 금리에 대출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