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는 음악 산업을 혁신하고, 이를 글로벌 음악시장에서 사실상 표준으로 설정하는 선구자가 될 것을 꿈꿉니다.”
방시혁 빅히트 대표는 21일 오전 서울 테헤란로 섬유센터에서 열린 회사 설명회에서 빅히트의 비전을 ‘음악 산업의 혁신’으로 꼽았다. 고객 경험을 혁신하고, 가치사슬을 확장해 고객의 생태계를 구축하며, 아티스트 세계관 등 지적재산(Intellectual property·IP)을 활용한 사업 확장이 ‘혁신’의 골자다.
◆ 고객 경험 혁신
윤석준 빅히트 사업 부문 대표는 고객 경험 혁신의 핵심으로 ‘공연 경험의 개선과 확장’을 꼽았다. “불편하고 불공정한 것들은 바꿔나가고, 고객의 경험을 넓혀 공연을 테마로 한 축제의 장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우선 빅히트는 관객들이 온라인 선주문, 택배 수령, 현장 구매 등 다양한 방식으로 MD를 구매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티켓 예매 과정에서의 불공정함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6월 방탄소년단의 부산 팬미팅과 오는 10월 서울 콘서트에 ‘공연 추첨제’를 도입했다. 나아가 추후 적용 가능한 범위에서 해외 투어에도 이 제도를 적용할 방침이다.
고객 경험을 확장하는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공연장 인근에 플레이존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공연이 열리는 도시에 팝업스토어, 전시회, 이벤트 등을 마련해 ‘축제의 장’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윤 대표는 “이런 문화 행사 개최는 도시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7월 편주현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이 4일간 연 팬미팅이 4800여억원(부산 1300억·서울 3500억)의 경제 효과를 나타냈다.
아울러 공연장에 들어가지 못하더라도, 라이브 뷰잉과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윤 대표는 “가상현실(VR), 5G, 인공지능 등의 기술과 결합해 공연 관람의 현실감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가치 사슬 확장
빅히트는 가치 사슬 확장을 통해서도 고객 경험 혁신을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빅히트의 자회사 비엔엑스를 이끄는 서우석 대표는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Wevers)와 커머스 플랫폼 위플리(Weply)를 예로 들며 “위버스와 위플리만 켜면 모든 게 가능한 ‘음악 산업계의 원스톱 서비스’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위버스는 아티스트와 팬이 소통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소속사가 팬들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팬과 아티스트의 소통을 지원하는 데 방점을 찍는다. 서 대표에 따르면, 위버스가 만들어진 지 두 달만에 200만 명의 이용자가 가입했다. 방탄소년단이 데뷔 후 6년간 모은 팬카페 회원수 150만 명을 훌쩍 뛰어넘는 숫자다. 전 세계 229개국에서 하루 80만 명이 위버스를 이용한다.
위플리는 일종의 쇼핑몰이다. 전 세계 어디서든 같은 금액으로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실제 위플리를 통해 해외 팬 구매율이 높아졌다는 통계도 나왔다. 빅히트는 위플리에서 아티스트의 MD 상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공연 티켓과 공연 지역에서의 숙박 및 교통 결제까지 가능하게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서 대표는 “다양한 협력사와 손을 잡고 새로운 생태계 마련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부터 다양한 서비스 순차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 IP 활용한 사업 확장
앞서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의 세계관을 담은 소설 ‘화양연화 더 노트’, 웹툰 ‘화양연화’ 등으로 전 세계 팬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빅히트는 이같은 스토리텔링 IP를 다양한 장르로 확대할 방침이다. 실제로 빅히트는 내년 하반기 론칭을 목표로 국내 유명 드라마 제작사와 함께 방탄소년단의 세계관에 기반한 드라마 제작을 준비 중이다. 지난 3월 데뷔한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도 자신들의 세계관을 담은 ‘TU’를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보여줄 예정이다.
방 대표는 또한 브랜드IP를 활용, 다른 산업과의 합작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겠다고도 밝혔다. 이미 네이버 라인과 합작한 캐릭터 사업 ‘BT21’, 넷마블과 손잡고 만든 게임 ‘BTS월드’, 마텔과 합작한 방탄소년단 인형 등이 성공을 거뒀다. 방 대표는 “라이센스, 캐릭터, 게임, 출판, 팝업스토어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며 “카테고리 별 대표 브랜드와 라이센스 및 콜라보를 통해 럭셔리부터 대중적인 제품까지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 제품을 즐길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