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구름 머문 경기장서 열리는 도쿄올림픽…잇따르는 보이콧 목소리

방사능 구름 머문 경기장서 열리는 도쿄올림픽…잇따르는 보이콧 목소리

기사승인 2019-08-21 16:32:41

도쿄 하계올림픽을 앞두고 대한체육회(회장 이기흥)가 공식적으로 방사능 문제와 관련해 이의를 제기했다. 대한체육회는 따로 급식단을 운영하는 등 대안을 마련했지만 보이콧 목소리는 여전하다.

대한체육회는 2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선수단장 회의에서 후쿠시마 인근 지역 경기장의 방사능 안전 문제 및 선수식당 식자재 문제에 대해 질의했다. 대한체육회는 선수 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국산 식자재를 공수한 자체 급식지원센터 운영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자리에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식품 보급을 위해 힘쓰고 있다”며 이의 제기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정했다. 

다른 참가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들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무더위, 경기장 수질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도쿄에는 현재 폭염이 이어지며 열사병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4일까지만 열사병 증세로 일본 전역에서 5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도쿄 올림픽 조직위는 마라톤 코스에 특수 열 차단제를 사용하는 등의 대응책을 내놨지만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지난주 도쿄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로 열린 철인 3종 경기에 참석한 선수가 36도에 달하는 기온과 습도까지 높아 쓰러지기도했다. 영국 ‘가디언’지는 어떻게 손쓸 수 없는 무더위가 도쿄올림픽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영 경기장에서는 대장균이 기준치 이상 검출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지난 17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패러트라이애슬론 월드컵 집행위원회는 도쿄 오다이바 해변공원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패러트라이애슬론 오픈워터 수영 경기를 수질 악화로 취소했다. 전날 실시한 수질검사에서 도쿄 오다이바 해변공원 대장균 수치는 국제 기준의 2배가 넘었다. 결국 주최 측은 이번 대회에서 오픈워터 수영을 빼고 자전거와 마라톤 경기만 치르기로 했다.

후쿠시마 아즈마 야구장도 문제다. 아즈마 야구장은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가 발생한 원전과 불과 70km 남짓 떨어져있는데다 곳곳에 방사능 오염토가 방치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 경기장은 후쿠시마 아즈마산 인근에 위치해있다. 전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아즈마산은 원전 사고 당시 방사능 재를 머금은 구름이 집중적으로 머물렀던 곳이라는 주민 인터뷰를 공개했다.

이 방송에 출연한 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 대표 김영희 변호사는 지난 18일 후쿠시마 주민들과 만났다며 “야구장 인근 마을은 많은 주민이 발진, 설사, 대량의 코피를 흘리는 등 피폭 의심 증상을 겪었다. 또는 팔이나 다리에 멍이나 반점이 나타나고 이빨이 빠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야구 경기 하는 동안 호흡을 통해 내부 피폭이 된다면 방사능이 몸에서 빠져나갈 때까지 계속 피폭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에서는 도쿄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9일 탈핵경남시민행동은 기자회견을 열고 “선수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도쿄올림픽은 특별재난을 이유로 연기하거나 개최지를 변경해야 한다”며 “일본 정부는 정권 유지에 매몰돼 도덕성을 상실했다”고 비난했다. 또 미래당 관계자들은 같은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와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후쿠시마와 인근 방사능 오염지역에서의 경기 및 성화봉송 그리고 후쿠시마산 음식 제공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며 “대한체육회는 일본 정부에 ‘방사능 안전성 검증을 위한 국제조사기구 설치’를 요청하고 한국선수단의 안전 보장을 강력히 요구하라”고 촉구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