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홍진영이 23일 소속사 뮤직K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법원에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신청서를 접수했다고 직접 밝혔다.
홍진영은 이날 SNS를 통해 “데뷔 후 지금까지 10년 넘게 가족처럼 생각했던 소속사와 계약해지를 요구하는 법적 절차를 밟게 됐다”고 알렸다. 법원에 전속계약을 무효화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서를 냈으며, 이후 소속사 관계자들을 고소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 6월초 하복부 염증으로 수술을 받는 등 건강이 악화됐는데도, 소속사로부터 일정을 강요당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광고주와의 이면계약과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금액 누락 등 불투명한 정산 방식, 원치 않던 공동사업계약 체결 강행, 행사 및 광고 수익 정산 다수 누락 등의 문제가 있어 계약 해지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홍진영은 “오해가 있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마지막까지 진실한 설명과 반성을 기대했고 끝까지 믿고 싶었다. 그렇지만 소속사는 사과 한마디 없이 변명으로만 일관한 채 어떠한 잘못도 시인하지 않았다. 그런 모습을 지켜본 전 도저히 더 이상의 신뢰관계가 유지될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다”고 털어놨다.
또한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것에 저 또한 마음이 너무 많이 아프다”면서 팬들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티내지 않겠다고 신인 때부터 지금까지 저 혼자서 약속했는데, 이런 모습 보여드려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와 관련해 뮤직K엔터테인먼트 측은 “상황을 확인한 뒤 공식입장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홍진영은 2007년 그룹 스완 멤버로 데뷔했다가 2009년 트로트 가수로 전향했다. ‘사랑의 배터리’, ‘엄지 척’, ‘따르릉’ 등의 노래를 히트시켰고, 밝고 애교스러운 이미지로 예능에서도 사랑받았다.
다음은 홍진영의 SNS글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홍진영입니다. 오늘 여러분에게 갑작스럽지만 다소 무거운 이야기를 전해드리려 합니다.
저는 데뷔 후 지금까지 10년 넘게 가족처럼 생각했던 소속사와 계약해지를 요구하는 법적 절차를 밟게 됐습니다. 이런 결정을 하기까지 지난 4월부터 오늘날까지 하루하루가 너무나 고통스러웠고 많은 고민과 망설임 그리고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의리와 신뢰 하나로 소속사에 제 의사를 제대로 주장해본 적이 없었으며. 스케줄 펑크 한 번 없이 일에만 매진해 왔습니다.
종종 돈독이 올랐단 댓글들을 보며 그렇게 비춰지고 있는 제 자신이 너무 싫을 때가 있었고 제 몸을 좀 쉬게 해주고 싶을 때도 많았으나, 하루에 여러 차례 한 달에 많게는 수십 건의 행사를 묵묵히 열심히 하는 게 보잘 것 없는 저를 키워준 회사에 대한 보답이라 항상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건강도 급격히 나빠지고 6월 초엔 하복부 염증이 심해져 수술까지 받는 일이 생겼습니다. 스케줄을 소화하는 게 너무 힘들었고 수 차례 고통을 호소했는데도 소속사는 일정을 강행했습니다. 그 와중에 저도 모르는 사이 많은 일들이 제 이름으로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제가 모르는 광고주와의 이면 계약,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매달 수수료 명목으로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수천만원 빠져나간 것으로 의심되는 불투명한 정산 방식, 제가 원치 않았던 공동사업계약에 대한 체결 강행, 행사 및 광고 수익 정산 다수 누락 등. 고민 끝에 저는 지난 6월 소속사에 전속 계약 해지 통지서를 전달하게 됐습니다.
사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되리라곤 저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한 식구라 철썩같이 믿으며 일해왔던 그동안의 시간이 시간인 만큼, 오해가 있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마지막까지 진실한 설명과 반성을 기대했고 끝까지 믿고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소속사는 사과 한마디 없이 변명으로만 일관한 채 어떠한 잘못도 시인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본 전 도저히 더 이상의 신뢰관계가 유지될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습니다.
오늘 저는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한 식구라 여겼던, 그래서 더 배신감과 실망감이 컸던 소속사 관계자들을 고소하기로 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것에 저 또한 마음이 너무 많이 아픕니다. 저와는 어울리지 않게 그동안 잠도 편히잘수 없었고 또 매일 매일 혼자 숨죽여 울었고 지금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눈물이 납니다. 항상 밝은 모습만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힘들어도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티내지 않겠다고 신인때부터 지금까지 저 혼자서 약속했는데. 여러분들께 이런 모습 보여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저에겐 십년이란 세월이 무색할 만큼 이 회사를 너무나 믿었기에, 지난 몇 개월 동안 회사로부터 받은 배신감과 실망감이 너무나도 큰 상처가 됐습니다.
이제 저는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해야 하고 이 소식을 제가 직접 전해드리는 게 맞겠다는 판단에 이렇게 부득이하게 글을 올리게 됐습니다. 저를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들께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