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신분’ 된 양현석, 사과는 없었다

‘피의자 신분’ 된 양현석, 사과는 없었다

‘피의자 신분’ 된 양현석, 사과는 없었다

기사승인 2019-08-29 10:21:07

상습도박·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전 대표 프로듀서가 29일 오전 9시 51분 서울 중랑역로에 있는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했다.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선 조사를 통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지만, 분노한 국민을 향한 사과는 없었다.

양현석이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6월 외국인 재력가를 상대로 성 접대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을 때도 경찰에 비공개로 출석해 조사받은 바 있으나,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 신분이었다.

이날 흰 와이셔츠에 검은 정장 차림으로 나타난 양현석은 원정도박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경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라고 답했다. ‘환치기 혐의는 인정하시냐’ ‘미국 법인을 통해 도박 자금을 마련한 것이 맞냐’는 말에도 “경찰 조사에서 상세히 말하겠다”는 대답만 반복했다. ‘성 접대 의혹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하지만 사과는 없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유명 인사들이 혐의 인정 여부와 관계없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양현석은 ‘국민 여러분이 보고 계신데 한 말씀 해 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침묵한 채 경찰서로 향했다. 

이날 지수대 인근은 양현석의 모습을 담기 위해 몰린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여기에 국세청 공무원을 처벌하라며 확성기와 현수막을 동원해 시위하는 시민들도 가세해 북새통을 이뤘다.

양현석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호텔 카지노를 드나들며 도박을 하고, 현지에서 달러를 빌려 도박한 뒤 국내에서 원화로 갚는 이른바 ‘환치기’ 수법을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 7일 이 사건과 관련한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도 미국 라스베이거스 호텔 등에서 원정도박을 함께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경찰은 이들을 상습도박·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지난 17일에는 서울 마포구에 있는 YG엔터테인먼트 본사를 5시간에 걸쳐 압수수색해 박스 2개 분량의 자료를 확보하기도 했다. 경찰은 양현석이 도박 자금 조달하는 과정에서 회삿돈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횡령 정황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승리는 양현석보다 하루 일찍 경찰에 출석해 12시간가량 조사받았다. 이날 조사에서 승리는 혐의를 일부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양현석은 도박 혐의 외에 2014년 서울의 한 고급 식당에서 외국인 재력가를 접대하면서 유흥업소 여성들을 동원해 성 접대를 한 혐의(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는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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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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