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부담상한액 초과금 환급 시즌…공단 직원들은 ‘곡소리’

본인부담상한액 초과금 환급 시즌…공단 직원들은 ‘곡소리’

대상자 전년 대비 80% 이상 증가로 신청 안내문 발송 늦어지고 민원 ↑

기사승인 2019-09-06 05:00:00

본인부담상한액 초과금 환급 시즌이 돌아온 가운데 건강보험공단 직원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문재인 케어’ 등의 영향으로 수급자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이에 따라 지급신청 안내문 발송이 지연되면서 수급자들의 민원이 폭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폭언과 욕설이 동반된 재촉이 이어지고 있지만 ‘서비스 기관’이라는 위치 때문에 별다른 조치도 취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부담상한제는 과도한 의료비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제도다. 연간(1월1일~12월31일) 환자가 부담하는 의료비 총액이 개인별 상한금액을 초과하는 경우 그 초과금액을 건보공단이 부담한다.

개인별 상한액은 직장가입자의 전년도 보험료 연말정산 고지(매년 4월말), 소득세 신고(매년 5월 말)가 끝난 7월에 전년도 본인부담금 총액을 일괄 정산하여 8월 최종 결정한다. 이에 따라 올해도 지난 8월 23일부터 상한액 초과금 지급이 시작됐다.

이 시기에 건보공단은 환급 대상자에게 본인부담상한액 초과금 지급신청 안내문(신청서 포함)을 발송한다. 수급신청자가 한 번에 갑자기 몰리면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방지하고자 보통 일주일 내지 열흘 정도의 기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안내문을 발송하는데, 올해의 경우 수급자가 크게 늘고 금액도 커 안내문 발송이 지연되고 있다.

본인부담상한제 적용 대상자와 지급액은 전년 대비 각각 57만명(82.1%), 4566억원(34.0%)이 증가했는데, 이는 소득하위 50% 계층의 본인부담상한액을 연소득의 10% 수준으로 인하 및 건강보험 급여 항목을 지속적으로 확대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의 효과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공단 관계자는 “확실히 작년보다 지급 건수나 금액이 많이 늘었다”면서 “상한액이 결정되는 이 시기에 업무가 많이 몰리기 때문에 안내문을 동시에 보내면 오류 발생 위험이 크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지사에서는 안내문 발송을 순차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지급이 바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 즉시 돌려달라는 경우도 많고, 감정적으로 대하는 분들도 있다”며 “국민의 당연한 권리이지만 간혹 (건보공단이) 빚쟁이가 된 기분이 들 때가 있다”고 말했다. 

한 공단 직원은 “지급 신청 절차를 설명하다가 가정파탄범이라는 소리도 들었다”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악성 민원에 대한 보호프로그램이 존재하지만 직원들은 감정노동을 감내하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직원보호프로그램이 있긴 하지만 힘들어도 민원인을 이해시키려고 한다. 건보공단은 서비스기관이기 때문”이라면서 “또 수급자들은 병원비가 많이 나오는 환자들이다. 원칙에 따라 대응할 수만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일이 많아져 직원들에게는 미안한 마음뿐이다. 본인부담상한제 확대로 30명의 직원이 충원되긴 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환급 적용 대상자는 총 126만 5921명이다. 이 중 본인부담금이 2018년도 최고 본인부담상한액(523만원)을 초과한 20만 7145명에게는 건보공단이 이미 5832억원을 지급했고, 나머지 125만 2603명에게 총 1조 2167억원을 돌려주고 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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