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이 9일 취임한 가운데 그의 ‘악수 행보’가 눈길을 끌었다. 관료에서 벗어나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및 한국수출입은행 은행장 등으로 활동해 오던 은 위원장은 오랜 만에 돌아온 관료 생활에 취임식에서 금융위 직원들과 친분을 다지는 모습을 보였다.
은 위원장은 이날 외교부 별관 2층에서 취임식을 가지고 공식적인 금융위원장 활동에 돌입했다. 특히 그는 이날 취임식에 10~20분 가량 일찍 도착해 취임식 장에 들어서는 금융위 직원들이나 자리에 앉아 있는 직원들을 찾아다니며 일일히 악수를 요청하고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은 위원장의 이같은 모습은 직원들과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수출입은행장을 역임할 당시에도 직원들과의 서스럼 없이 소통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이에 수출입은행 내부에서는 은 위원장의 금융위원장 내정 소식이 알려진 이후 아쉬움을 남기는 직원들이 나오기도 했다.
그는 직원들과 악수하며 “자료를 준비하느라 고생했다”, “고생이 많았다” 등의 격려의 말을 내놓았고, “취임식 이후에 휑~하고 가벌릴 거다”라는 가벼운 농담을 던지며 자연스러운 취임식 분위기를 조성했다.
금융위 내부에서는 은 위원장의 이같은 모습에 거는 기대도 크다. 금융정책을 마련해야 하는 금융위는 청와대는 물론 산업은행 등 여타 정책금융기관, 타 정부부처 등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금융위원장이 일부 금융위 입장을 전달하거나 대변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위 직원들과 금융위원장의 소통도 정책을 마련하는데 중요하게 작용한다”며 “청와대의 결정을 그대로 받아오기 보다는 금융위의 입장을 잘 전달하고 보완할 점은 보완할 수 있도록 금융위원장이 금융위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은 위원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현장이 필요로 하는 정책,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만들되, 다양한 목표와 가치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금융시장 참여자, 이해관계자와의 활발하고 솔직한 소통이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통은 경청(傾聽)이 우선”이라며 “금융소비자, 금융회사 등 시장 구성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시기 바라며,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금융감독원과도 긴밀히 소통해 달라”고 강조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