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브리카의 이승건 대표가 증권업 진출 포기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관련 법 규정에 명시되지도 않은 조건을 제시했다는 이유다. 그는 같은 이유로 제3인터넷전문은행 진출 포기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18일 오전 서울 강남 디캠프에서 금융위원회 주최로 열린 ‘핀테크 스케일업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은성수 금융위원장 취임 후 첫 혁신분야 현장행보 였다.
이 대표는 “증권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금융당국에서 우리가 수행할 수 없는 안을 제시했다”며 “증권업 진출 때문에 수백억원을 투입하고 인재를 채용했는데 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별한 규정에 따른 것이 아니라 정성적인 이슈이기 때문에 우리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증권업 진출을 막은 이슈가 인터넷전문은행에도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에 이대로라면 이 분야 진출을 멈출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해진 요건을 못 지켜서 문제가 되는 거라면 당연히 보완하겠지만 정해지지 않은 규정과 조건을 내세워 사실상 굉장히 대응이 어렵다”며 “19일 금융감독원장과 미팅이 있다고 들었는데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온도를 맞춰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토스는 올해 5월 금융당국에 증권사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금융위원회는 예비인가 신청을 받은 날로부터 2개월 내에 인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토스도 7월 중 증권사 설립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이에 맞춰 조직 구성을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해 “심사가 계속 공회전하고 있다”며 “금융위원회와 얘기할 때는 모든게 잘 될거 같은데 정작 금융감독원과 얘기해보면 진행되고 있는게 하나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의 날선 비판에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뼈 아픈 말씀을 해주셨다. 자세히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