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임기 말 국정 추진동력이 사라지는 ‘레임덕(lame-duck)’ 현상이 집권 2년 6개월여 만에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흘러나온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로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전국 성인 20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 설문조사결과, ‘잘했다’는 평가가 지난주 조사결과보다도 3.4%p 떨어진 43.8%를 기록했다.
이는 리얼미터가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국정운영 지지율을 조사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로, 지금까지 가장 낮은 지지율이었던 6개월 전(3월 2주차) 집계결과 44.9% 보다도 1.1%p 낮은 결과다.
반면 ‘잘 못했다’는 평가는 53.0%로 지난주 조사결과보다 3.0%p 올랐다. 긍정과 부정의 격차는 오차범위를 상회한 9.2%p에 이르러 부정적인 여론이 많았다. 평가를 유보한 ‘모름’ 혹은 ‘무응답’도 0.4%p 증가한 3.2%로 나타났다.
이 같은 하락세에 리얼미터는 추석연휴기간 조국 법무부 장관의 가족과 관련한 구체적인 검찰 수사내용이 언론보도를 통해 지속적으로 확산되며 여론이 급격히 나빠진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일간 집계결과를 근거로 제시했다.
실제 추석연휴 직전 발표된 조사결과 마지막 날인 11일 지지율(긍정 46.4%, 부정 54.8%)이 5일 만인 16일 4.1%p(긍정 42.3%, 부정 54.8%) 하락했다. 이후 17일 45.2%(부정 51.6%), 18일 44.7%(부정52.0%)로 등락을 이어갔다.
이와 관련 한 야권 정치계 인사는 “역대 정권을 살펴보면 레임덕이 점점 빨라지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 문재인 정부는 조국 사태로 더 빨라진 느낌”이라며 “이번 사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 총선에서 민주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하지 못할 경우 집권 중반인 2년 반, 3년 만에 조기 레임덕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함께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또한 지난 조사보다 1.3%p 하락한 38.2%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지율 이탈은 주요 지지층인 진보층과 20~40대, 호남과 충청권, 서울 등 대부분의 지역과 계층에서 나타났다.
반대로 자유한국당은 직전 조사에서 지지율 30%를 돌파한데 이어 다시 2.0%p가 오른 32.1%를 기록해 3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일간 집계로는 대통령의 지지율이 대폭 하락한 16일 6%p가 오른 36.1%까지 치솟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바른미래당의 경우 한국당에서 이탈한 보수층 일부의 결집으로 0.8%p가 오른 6.0%를, 정의당은 1.0%p가 하락해 2주째 내림세를 보이며 5%대 초반인 5.2%를 보였다. 기타 민주평화당은 1.5%(0.3%p 하락), 우리공화당은 1.6%(0.4%p 상승)으로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번 여론조사는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활용한 임의전화걸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