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수술 끝난 날, 당뇨약도 끊었다

비만수술 끝난 날, 당뇨약도 끊었다

비만대사수술, 체중감량뿐아니라 당뇨·고혈압 완치까지..삶의 질 개선에 효과

기사승인 2019-09-20 04:00:00

"비만수술을 하고 당뇨약을 끊었습니다. 고혈압 등 다른 복용하던 약개수도 줄고 있습니다. 남들처럼 살 수 있게되니 아내가 기뻐합니다."

19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드트로로닉 본사에서 개최한 '2019 메드트로닉 비만대사수술 미디어 세션'에 참석한 비만대사수술 환자 이혁(43세)씨는 "비만수술로 새사람이 됐다" 며 이렇게 말했다.  

올해 2월 18일 비만대사수술(위우회술)을 받은 이씨는 학창시절부터 유도선수로 활동했었다. 남들보다 유독 큰 체격이나 체중도 선수생활에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문제는 비만과 함께 심각한 당뇨, 고혈압 등 대사질환에 시달리고부터 시작됐다. 이씨는 "식전 혈당이 160~190, 식후에는 300까지 치솟았고, 당뇨 때문에 물을 마시면 5분, 10분 간격으로 화장실을 갔다. 화장실 문제로 사람들을 만나기도 쉽지 않았고,조금만 움직여도 피로 문제가 심각했다"고 회상했다.

수술 직전 그는 키 179㎝에 체중 118.5㎏, BMI지수는 36.98로 고도비만에 해당됐으며, 당뇨와 고혈압 등 대사질환도 심각했었다. 수술 후 7개월여 지난 현재 이씨는 92㎏를 유지하고 있다. 당뇨약은 수술 당일부터 복용을 중단했고, 여타 혈압약도 복용량을 줄이고 있다.

이날 동행한 이씨의 아내는 "남편이 당뇨가 심해서 인슐린투여 전단계까지 갔었다. 시아버지께서 심한 당뇨로 안좋으셨던 케이스이다보니 당뇨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비만수술도 남편을 지키고자 강권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자 가족으로서 수술 후 만족감이 크다. 이전에는 병원에 갈 때마다 '환자 죽어요' 소릴 들으니 무서웠는데 이제 당뇨는 거의 완치상태로 좋아졌다. 남편도 피곤이 덜하니 온화해지고 아이들과 갖는 시간도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고도비만은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의 병적 질환이다. 제2형 당뇨병, 고지혈증, 인슐린저항성, 대사증후군, 담낭질환, 관상동맥질환, 고혈압, 암과 같은 대사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이고, 골관절염, 허리통증, 수면무호흡증 등 질환을 동반시킨다.

의료계는 고도비만의 유일한 치료법으로 비만대사수술을 꼽는다. 일반적으로 식단관리, 운동, 그리고 의지로 체중을 감량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고도비만의 해결책은 수술이 유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비만대사수술을 받으면 평균적으로 자기체중의 30%가량을 감량하고, 당뇨 완치나 호전이 70%이상, 그리고 사망률이 40%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      

수술을 집도한 김용진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비만당뇨수술센터장은 "비만을 해결하는 각종 약과 방법들이 쏟아졌지만 실제 비만인구가 줄어든  적은 단 한번도 없다. 당뇨에서도 수많은 약이 개발됐지만 환자가 줄어든 적이 없다"며 "비만대사수술은 다르다. 체중감량 효과가 월등하며, 당뇨, 고혈압 등 동반질환 완치도 기대할 수있다"고 자신했다.

수술 방식에는 위 절제를 통해 용적을 감소시켜 음식물 섭취량을 제한하고, 호르몬 변화를 유도하는 '복강경 위소매 절제술'과 식도부근에서 위를 절개해 나머지 위와 분리한 후 소장과 연결하는 '복강경 위 우회술'이 대표적이다. 김 센터장은 "의료현장에서 비만도가 높고 지병이 많으면 보통 우회술을 선택하고, 지병이 덜하고 비만 또한 100㎏ 안팍일 경우 위절제술을 권한다"고 말했다.

비만대사수술로 인한 합병증으로는 연결부위 궤양, 식도염, 덤핑증후군, 철분 부족, 등이 있다. 조절이 되지 않는 조현병이나 중증 우울증, 양극성 인격장애, 알코올의존증 환자에게는 수술을 권하지 않는다. 약물 때문에 살이 찐환자도 비만대사수술에 적합하지 않다.

수술 후 비만이 재발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김 센터장은 "해외 데이터상 위절제술은 30%, 위우회술은 7~8% 정도로 비만이 재발한다. 그러나 설령 환자가 수술 후 5~10년 뒤에 다시 살이 쪘다고 해도 당뇨 완치 경험이 5~10년 가량되는 것이기 때문에 수술의 가치가 훼손되지않는다"며 "적어도 재발한 당뇨가 투석이 필요한 정도로 심해지는 것을 막거나, 심해지더라도 그 시기를 최대한 늦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수술의 성공 척도는 체중계 숫자가 아니라 삶의 질이다. 전체 수술 환자의 95%는 삶의 질, 동반질환 개선효과로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나머지 5%에서 수술 후 합병증이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 이전보다 좋아진다"며 " 수술 이후 환자들은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수술하고 나서 커피나 초콜릿을 먹어도 된다. 다만 탐닉이 아닌 일상의 한 부분이어야 한다. 정기적 검진도 중요하다. 1년에 1번 정도 혈액이나 내시경 검사를 받을 것을 추천드린다"고 조언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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