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오늘 ‘민부론’ 발간 보고대회를 열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비롯한 포용성장 정책을 국가주의 좌파 포퓰리즘으로 매도하고, 개인과 기업의 ‘자유경쟁’으로 국가가 아닌 시민의 부가 증대되는 나라를 만든다는 것”이라며 “민부론이라는 말은 ‘국부론’에서 따왔다고 한다. 아담 스미스가 무덤에서 콧방귀를 뀔 일이다. 자본주의가 태동하던 때의 자유 경쟁적 자본주의의 원리를 2019년 대한민국 경제에 적용하려는 용기가 가상하다. 이 작업에 수 십 명의 경제학자가 동원됐다니 믿기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본질적인 문제는 작금의 경제상황은 언급하지 않은 채 문재인 정부의 정책만을 비난하기에 바빴다는 점이다. 경제 비전을 말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 선전을 늘어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현재 당면하고 있는 글로벌 경기 둔화, 미중 무역 갈등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일본의 수출규제, 영국의 브렉시트 등 대외 여건의 변화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이 없었다는 것이 바로 그 증거이다. 뿐 만 아니라 이러한 대외 여건의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 IMF, 세계은행 등 대부분의 경제 관련 국제기구들이 한국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적극적인 재정의 역할을 주문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이 없이, 자유경쟁 원칙만 내세우면 대한민국 경제가 대전환 되고 정부의 과보호에서 벗어나 활력을 되찾을 것처럼 선전했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민부론은 마침내 ‘2030년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 가계당 연간소득 1억원, 중산층 비중 70% 달성’이라는 장밋빛 공약으로 귀결되었다. ‘실현가능성은 알 바 아니고, 그냥 사람들 관심만 끌면 된다’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747공약과 판박이다. 정부의 과보호에서 벗어나 자유경쟁으로 기업과 개인의 활력을 높인다는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줄푸세의 환생이다. 747과 줄푸세, 공히 노동과 복지는 제쳐두고 재벌 대기업 중심의 성장 일변도 정책이자 낙수정책이라는 것을 우리는 경험한 바 있다”며 “황 대표는 이점을 고려한 듯, ‘과거의 낙수 정책이 새로운 시대의 비전이 되기는 어렵다’면서 ‘이제는 지능 자본이 사방으로 흘러넘치는 유수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용어들은 번지르르 했으나 본질적으로 ‘유수’나 ‘낙수’나 거기서 거기다. 황 대표는 혹세무민하지 말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황 대표는 머리를 깎은 채 헤드셋을 끼고, 영화배우처럼 등단해 멋지게 프리젠테이션을 했으나 ‘극장의 우상’을 섬기는 퍼포먼스에 불과했다. 아담 스미스의 권위에 의존해 새로운 이론과 비전으로 무장한 것처럼 보이려 했지만, 결국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정책을 재탕한 수준에 머물고 말았다. 두 번이나 연기해 결과가 주목되었던 민부론의 실상, 참으로 아쉽고 민망하다”고 전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