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아이돌 연습생의 아버지라고 소개한 누리꾼이 최근 불거진 Mnet ‘프로듀스X101’, ‘아이돌학교’ 투표 조작 논란을 두고 “사람으로서는 할 수 없는 비인간적인 행동”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누리꾼 A씨는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우리 딸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이 적었다. 자신을 “저는 오디션 프로그램 조작 논란으로 요즘 말 많은 아이의 아빠”라고 소개한 A씨는 “만약에 조작한 게 증거로 드러나면 두 번이나 어린 딸을 희롱한 것”이라면서 “만약 증거가 확실히 나오면 꼭 바르게 정정됐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이 글에 따르면 A씨의 딸이자 아이돌 연습생인 B씨는 오디션 프로그램 촬영을 위해 5개월여간 합숙할 당시, 기획사와 전속계약서를 썼다. A씨는 “부모 동의도 없이 (계약)하는 게 정상적이지도 않고, 데뷔 메버가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계약서를 주는 것이 이상하다고 말했지만, 딸이 ‘계약하지 않으면 오디션에서 떨어트리는 등 불이익을 당하지 않겠냐’고 해서 참았다”고 했다.
그러나 B씨는 오디션에서 떨어졌고, 이 과정에서 제작진의 투표 조작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도 이 사건이 오를 만큼 논란은 커졌다. A씨는 B씨에게 ‘팬들과 조사해보고 잘못이 있으면 회사와 계약을 해지해야 하지 않겠냐’고 했으나, B씨는 ‘회사에서 늦어도 내년 10월까지 떨어진 연습생들과 데뷔시켜주고, 그 전에 개인 활동도 시켜주겠다고 했다’며 말렸다고 한다.
A씨는 “이후 활동이라곤 라디오 하나 나간 것 밖에 보지 못했다. 회사에서 트레이닝도 받고 숙소생활도 하길래 ‘그래도 팀으로 데뷔하나보다’ 하면서 믿고 기다리기만 했다. 그러고도 약속한 10월이 됐는데, 회사에서는 부모한테 말 한 마디 없이 전속계약한 아이를 연습생처럼 회사에 방치하고 심지어 연락도 안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B씨는 올해 여름 소속돼 있던 기획사에서 나왔다고 한다. A씨는 “계약 해지도 늦어져 또 시간 낭비만한 딸 아이는 그 회사 덕분에 아무런 일도 못한 채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면서 “당시 다른 회사에서도 연락이 많이 왔다.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차라리 이쪽(연예계) 일을 하지 않았더라면’ 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호소했다.
A씨는 “이번에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 조작 문제 때문에, 제 딸 팬들이 변호사를 사서 (딸이) 출연했던 프로그램도 고발해 조사하고 있다는데, 만약에 조작한 게 증거로 드러나면 두 번이나 어린 딸을 희롱한 거고 도저히 사람으로서는 할 수 없는 비인간적인 행동인 것 같아 너무 억울해서 글을 올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B씨가 출연한 프로그램과 당시 전속계약을 맺은 기획사에 관해서는 “딸 아이에게 피해가 갈까봐 프로그램이나 회사 이름은 말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