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제 8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가 서초역 사거리에서 개최됐다. 지난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 정권을 규탄하고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촉구한 보수단체 대규모 집회에 대한 ‘맞불’ 성격이 짙다.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는 5일 오후 6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검 청사와 대검찰청 사이 반포대로에서 ‘제8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주최 측은 지난주 신고인원인 8000명보다 10배 이상 많은 10만명을 신고했다. 경찰은 이날 88개 중대 5000여명을 배치했다. 또 반포대로 서울성모병원 교차로∼서초역 사거리∼교대입구 교차로(삼거리) 약 1.8㎞ 구간 8개 차로와 서초대로 서리풀터널 앞 사거리∼법원검찰청 사거리 약 900m 구간 10개 차로의 차량 진입을 통제했다.
이른 오전부터 몰리기 시작해 서초역 사거리 일대 8차로를 가득 메운 인파들은 “조국 수호, 검찰 개혁, 언론 개혁” 구호를 외쳤다. “이제는 울지 말자, 이번에는 지켜내자, 우리의 사명이다” “내가 조국이다”라고 적힌 손팻말도 눈에 띄었다. 주최 측은 이날 촛불집회에 300만 명이 모였다고 추산했다.
주최 측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조국 법무부 장관과 일가족에 대한 수사를 ‘먼지털기식 압수수색’으로 규정했다. 범국민시민연대는 “무차별 압수수색과 의도적 피의사실 유포로 조 장관 가족 구성원의 인권이 심각하게 침해됐다”면서 “검찰의 권한은 국민이 위임한 권한으로써 공정하고 투명하게 집행해야 하는 기초적 소임에도 지난 70년간 공정하지 못한 오랜 불신이 조 장관 가족의 인권침해로 불거졌다”고 짚었다.
이어 “특히 조 장관 국회 인사청문회 전 대대적인 압수수색은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문재인 정부의 사법적폐청산 정책에 저항하기 위한 검찰 조직 내부의 정치검찰들의 조직 이기주의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범국민시민연대는 △조 장관 가족 인권 침해 중단 △언론과 특정 정당에 피의사실을 유포한 정치 검찰에 대한 즉각 조사 △공수처 설치와 검찰청 특수부 개혁을 요구했다. 또 주최 측은 지난 3일 광화문에서 열린 보수 단체 집회에서 폭행 사태가 일어난 것을 의식한 듯 참가자들을 향해 안전한 집회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최근 두 달간 검찰의 모습은 개혁과는 거리가 멀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 부천시에 거주하는 오연주(40·여)씨는 “조 장관을 향한 도 넘은 수사가 납득되지 않는다”면서 “윤석열호 검찰이 어느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지 재점검해야 한다고 본다. 검찰은 개혁되어야 할 기득권 층”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두 자녀와 집회에 나온 경기도 화성시 주민 장흥옥(40대)씨는 “검찰은 개혁되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바람”이라며 “국민의 힘을 이길 수 있는 검찰은 없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오늘 집회에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과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수사권과 기소권 독점 또한 경찰에 나눠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생 김진수(22)씨는 “국민의 힘을 보여주려고 왔다. 검찰이 개혁안을 내놓긴 했지만 대통령이 지시해서 나오는 개혁안에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며 “검찰 내부에서 스스로 개혁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휴일을 반납하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초역 인근에서는 경찰 저지선을 사이에 두고 문 대통령 퇴진과 조 장관 구속을 요구하는 보수 측의 집회도 함께 열렸다. 천만인무죄석방본부와 우리공화당은 이날 오후 1시부터 가톨릭대학서울성모병원에서 국립중앙도서관까지 도로에서 ‘조국 구속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30만명이 집회에 참석했다.
민수미, 정진용 기자 min@kukinews.com/ 사진=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