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들의 자회사 및 출자회사 중 만성적자 상태 회사가 162개, 적자규모가 14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에도 이에 대한 지적이 나왔지만 만성적자가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심화됐다는 지적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서울 금천구)이 7일 산업부와 중기부 산하 25개의 공공기관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이들 기관의 출자회사 162곳이 설립이후 현재까지 기록한 적자규모가 총 14조211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25개 기관들이 출자한 회사는 총 312개였다. 그런데 이 중 절반에 달하는 162개 회사가 만성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출자회사 자체의 총 순손실은 22조4400억원에 달했다. 이를 각 공공기관들이 출자회사에 갖고 있는 지분할당 분에 맞춰 재계산한 적자규모가 14조 2110억원이었다.
특히 만성적자 규모는 지난 2017년 이훈 의원이 지적했던 내용보다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이 의원이 공개한 21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올해 8월까지의 운영상황을 비교해 본 결과, 2017년도에는 만성적자 기업수는 149곳, 적자규모는 10조9000억원에 달했다. 반면에 올해 8월까지 만성적자 기업수는 162곳, 적자규모는 14조2000억원으로 약 3조3000억원이 증가했다.
기업별로 석유공사가 6조9260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적자규모가 가장 컸다. 이어 가스공사가 3조6660억원, 광물자원공사가 1조8350억원을 차지해 자원공기업 3곳의 비중이 87%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전력공기업의 적자회사 규모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이 532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수력원자력 2610억원, 동서발전 약 1700억원, 남동발전 1630억원 순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7년도 대비 이들 출자회사의 적자심화 규모 또한 매우 큰 것으로 드러났다. 가스공사는 2017년도 1조9270억원 적자였는데, 올해 8월까지는 3조6660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적자심화 규모가 약 1조7400억원으로 가장 컸다. 한전의 경우 2017년도 적자규모가 2260억원에서 올해 8월까지는 5320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적자규모가 2배 이상 늘었다.
이들 회사들 중 총매출이 0원인 회사들도 87곳에나 달했다. 이 회사들에는 총 3조1530억원의 자금이 투자됐음에도 여태껏 단 1원의 매출도 기록하지 못해, 막대한 양의 돈을 투자하고 한 푼도 벌지 못하는 무능한 운영 실태를 드러냈다.
이훈 의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기업들이 출자회사를 여전히 방만하게 운영하고 있다”며 “2년전 국정감사에서 본 의원이 ‘무책임한 출자회사 운영을 방지할 수 있도록 출자회사에 대해 제도적 감시와 견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운영실적의 개선은커녕 오히려 더 엉망이 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이 의원은 “지속적인 감시와 견제 대상인 공공기관들과 달리 이들 출자회사에 대해선 공식적인 감독체계가 없어 출자회사야 말로 세금의 보이지 않는 하수구”라며 “이제는 각 기관들마다 만성적자인 회사들을 계속 끌고 갈 것인지, 아니면 과감하게 청산해 이상의 손실을 막을 것인지 결단을 내릴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